화장하고 싶다는 5세 여아…어린이 화장품의 명암
TV·온라인·SNS 영향 속
막을 수 없는 트렌드에
'성인용 화장품'보다 낫다는 인식
"제품 성분 등 꼼꼼히 살펴야"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자꾸 5살 어린 딸이 화장을 하고 싶다고 보챕니다."
어린 딸을 둔 주부 유혜미(가명)씨. 그는 매번 화장대에 앉을 때마다 엄마의 핑크색 립스틱을 바르겠다며 떼를 쓰는 아이 때문에 걱정이다. 유치원에서 또래 친구들이 예쁘게 꾸미고 온 날이면 유난히 더 보챈다. 혜미씨는 "색조 화장품의 화학성분이 아이 피부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 된다"며 "차라리 이번 기회에 5월 어린이날을 맞아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어린이용 메이크업 박스를 선물로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여아 선물로 어린이용 화장품이 주목받고 있다. 어린이용 화장품 안전관리망이 촘촘해졌지만 사용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려는 사용자 주의도 필요하다. 특히 친근한 캐릭터로 눈속임을 한 완구용 제품이나 유명 브랜드를 앞세운 해외 직구 제품의 경우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이화장품 인기 급증= 3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어린이화장품' 키워드 검색량 지수는 지난 1일 기준 63으로 연초(18) 대비 3.5배 높았다. 지수는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27일(100) 이후 이달 들어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크리스마스 명절 직전 주인 작년 12월 16일과 17일에도 50으로 반짝 급등하기도 했다. 검색지수는 최근 1년간 최저 0부터 최고 100까지 사이 검색량을 기준으로 집계된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어린이 화장품'을 검색할 경우 이날 기준 6826개 국내외 제품이 검색된다. 육아용품과 화장품, 장난감 등이 주류를 이룬다. 관련 검색어의 인기 브랜드는 '레시피박스', '핑크공주', '디즈니', '비앤씨', '퓨토', '블루독' 등으로, G마켓 내 베스트 상품은 핑크공주 브랜드의 '핑키 프린세스 뷰티 세트'다. 동일 키워드로 검색 시 11번가에서는 2610개 제품, 쿠팡에서는 무려 9만1267개 제품이 검색됐다. 이는 해외 직구 제품 등을 포함한다.
이처럼 관심이 높아진 데는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아이돌 가수들이 나오는 TV와 온라인 미디어, 또래 집단 영향이 주효했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영유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4년 1200억원에서 2017년 2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상태다. 막을 수 없는 트렌드라면 성인용 화장품이 어린이에게 더 나쁘다는 인식에 부모들도 어린이 전용 화장품을 찾기 시작했다.
◆무조건 안심은 금물= 다만, 어린이용 화장품이라고 광고 문구에 적혀있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행 화장품법상 어린이 화장품은 별도 공식 관리감독망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유아용 화장품'과 동일한 수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유아용 화장품은 3세 이하, 어린이용 화장품은 4세 이상 13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
어린이 화장품에는 화장품의 명칭, 영업자 상호, 제조번호,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이 1차 포장인 제품 겉면에 표시돼 있어야 한다. 사용 가능한 원료와 사용상 제한이 필요한 원료도 온라인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또는 생활법령정보 '어린이 생활건강'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용 불가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을 판매·수입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완구 형태의 어린이용 색조 화장품은 이러한 규정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외 직구 제품 역시 제조성분 표시가 누락된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디즈니 프린세스 화장품 시리즈로 중국산 주문자생산(OEM) 제품이다. 아이들에게 친근한 공주 캐릭터인 '엘사', '라푼젤', '백설공주', '신데렐라' 등을 앞세웠다. 상당수가 화장품 성분 표시를 누락하고 있어 현행법에도 저촉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부터 전자상거래상 국내외 상관 없이 어린이 화장품 판매 시 주요 성분뿐만 아니라 전 성분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커지는 시장에 안전관리망 강화= 담당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관련 안전관리망을 강화하고 있다. 2017년 9월 '어린이용 제품류'를 화장품 유형에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어린이 화장 문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을 수용해 이를 철회했다. 올 초에는 화장품책임판매업자의 제품 광고 매체를 규정하고 제품별 안전성 자료 작성·보관 방법을 명시하는 내용을 담은 '안전성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권한있는 책임자의 승인을 필수로 포함시켜 화장품법 위반 책임 소재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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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최근 어린이가 어른처럼 화장을 하고 성숙한 옷을 입으며 어른 흉내를 내는 '어덜키즈(어덜트(성인)와 키즈(아이)의 합성어)'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들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화장품법에 따른 제품의 표시사항 등을 준수하지 않은 사업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미등록 제조판매업자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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