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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코로나19 대응 '오해와 진실'…"방법이 다를 뿐 집단면역 실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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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 관련해 스웨덴의 대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취한 이동제한 없이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계속되는 스웨덴의 대응 전략을 두고서 '집단면역'을 실험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스웨덴의 경우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카페나 술집 등이 열려 있고, 국경도 폐쇄되지 않았다. 심지어 개업 중인 카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규정 등을 지키지 않더라도 벌금조차 부과하지 않은 채, 개선 조치만 하면 다시 문을 열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느슨한’ 대응 조치 때문에 스웨덴이 결국 선택한 것은 느린 속도로 코로나19가 국민들 사이에서 확산되서 대부분 국민이 면역력이 생기게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스웨데 말모시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장 곳곳에 시민간 거리를 둬 달라는 안내문과 펜스 등이 설치됐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스웨데 말모시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장 곳곳에 시민간 거리를 둬 달라는 안내문과 펜스 등이 설치됐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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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정말 집단면역이라는 잔혹한 실험에 들어간 것인가.


집단면역은 인구의 60% 이상이 항체가 형성되어, 더 코로나19가 전파되지 않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국내에서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저지는 결국 집단면역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구의 60%가 이 바이러스에 면역을 가지게 됐을 때 비로소 확산을 멈출 수 있다"는 주장이 공공연히 제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논란이 된 이유는 집단면역이 갖춰지는 과정에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다수가 목숨을 잃거나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60%가 면역력을 갖추려면 인구 5000만명인 나라의 경우 3000만명이 감염되어야 한다. 치명률이 1%라고 가정할 경우 30만명이 죽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치명률이 2%로 높아지면 60만명, 3%면 90만명이 목숨을 잃는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집단면역 전략은 우리가 추구하는 전략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웨덴 출신의 에릭 모브랜드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응전략은 "다른 나라와 다를 뿐"이라며 "집단면역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모브랜드 교수는 "스웨덴 정부에서는 절대로 집단면역이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포한 적은 없다"면서 "그런 이야기가 논의 중에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로 그것을 바이러스에 대한 국가 대응 방향으로 추진한다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스웨덴 고유의 정치, 사회, 문화적 특성이 반영됐을 뿐, 스웨덴 역시 국민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막고, 치료제 등이 나올 때까지 필사적으로 시간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모브랜드 교수는 스웨덴의 고유한 특성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을 제외하고 학교는 지금까지 재량권에 맞춰서 지역별로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스웨덴의 특징은 교육과 보건은 중앙체제에서 결정권을 가진 게 아니라 지방정부가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가 관장하는 대학의 경우에는, 코로나19가 확산 초기부터 이미 온라인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실제 스웨덴 보건당국은 초기부터 이번 사태를 어느 나라 못지않게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모브랜드 교수는 "스웨덴 정부는 초기부터 이 바이러스는 독감과 다르다"면서 "심각성에 대해 알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확산세가 커진 것은 독일 등 다른 유럽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등지에서 휴가를 보낸 스웨덴인들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웨덴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이탈리아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초기와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모브랜드 교수는 스웨덴 중앙정부가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그는 "스웨덴에서는 코로나19 문제를 보건당국에서 진두지휘한다"면서 "중앙정부가 상황을 주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치인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기자회견 등도 좀처럼 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스웨덴 헌법은 정부가 보건당국과 같이 독립적인 부처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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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보건당국 전문가인 안드레스 테그넬은 "기본적으로 스웨덴의 방역 전략은 최대한 확산 속도를 늦춘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들의 전략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나라들과 다른 점은 어떤 수단을 쓰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스웨덴 방역 정책의 핵심 가치를 ‘신뢰’라고 소개했다. 이동을 제한하거나 벌금 등의 제재 없이 시민 각각의 신뢰에 기반을 둔 방역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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