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인체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항산화 효소로 잡는 것처럼, 전기차의 리튬 이온 배터리 노후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전해액 첨가제가 개발됐다. 더 오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과학기술원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최남순, 송현곤, 곽상규 등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양극에서 만들어지는 활성산소와 배터리 내 부반응을 일으키는 물을 제거하는 '전해액 첨가제(MA-C60)'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활성산소 제거해 전기차 배터리 수명 늘린다
연구팀이 개발한 MA-C60은 기존 전해액에 말론산이 결합된 풀러렌 첨가제를 넣은 물질이다. 이 물질은 전해액 속에 소량 첨가하면 전해질 용매 대신 활성산소와 반응해 전해액이 분해하는 것을 막는다. 전지 작동 초기에 첨가제가 용매와 반응해 보호막을 만들기에 양극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MA-C60는 배터리 내의 수분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전지 작동 중에 만들어지는 수분은 전해질 염(LiPF6)를 분해해 배터리의 수명과 성능을 단축하는 산성화합물(HF)과 전극피막(LiF)을 만든다. 산성화합물을 전극 표면을 공격해 전지 용량을 결정하는 전이금속(리튬, 니켈 등)을 밖으로 흘러나오게 한다. 전극 표면에 생기는 피막은 전지 과열 현상을 낳는다.
다른 양극 소재에도 적용
송현곤 교수는 "우리 몸도 활성산소를 없애기 위해 다른 효소들이 활성산소와 반응하는 '항산화작용'을 한다"며 "배터리 내 활성산소도 다른 물질과 반응해 제거할 수 있도록 새로운 물질(MA-C60)을 첨가한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남순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전해액은 전지에 부반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와 물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양극 표면에 보호막도 형성하는 다기능성 전해질"이라며 "리튬 리치 양극뿐 아니라 다른 고용량 양극 소재에도 적용해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고용량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벤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스'에 실렸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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