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딸깍발이]코로나19, 지구 온란화의 역습?…'미래 생존을 위한 보고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평범한 일상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도 있구나 자조하게 된다. 바이러스로 인한 일상의 위기가 이럴진대 지구온난화로 초래된 각종 이변과 사건의 종착점은 어디로 향할까.
"일상 자체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일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 인류 자체는 물론 우리가 문화나 문명이라고 일컫는 모든 것을 자식처럼 길러낸 기후 시스템은 이제 고인이 된 부모나 마찬가지다."
미국 소재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의 연구원이자 격주간지 뉴욕매거진의 부편집장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2050 거주불능 지구'에서 각종 최신 연구와 통계로 우리가 마주한 지구온난화라는 현실을 고발한다. 기후가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인정한 현실이다. 관건은 변화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그 결과 어떤 파국이 초래되느냐는 점이다.
웰즈는 특히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살인적인 폭염, 농업 생산량 격감에 따른 빈곤, 급속도로 녹는 빙하에 따른 수면 상승, 폭증하는 산불, 갈수록 규모가 커져가는 태풍ㆍ토네이도, 가뭄, 해양 오염과 해류 등 순환 시스템의 파괴, 대기 오염, 질병 전파, 경제성장의 종말, 기후변화에 따른 자원 분쟁 같은 재난을 소개한다.
각 변화는 상상 이상의 파장을 일으킨다. 많은 사람은 코로나19 역시 지구온난화 과정과 모종의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사라지는 숲이나 따뜻해진 날씨가 어떻게든 작용했으리라 추측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도 온갖 신종 감염병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병원체의 자연적 진화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간과 환경 간 상호작용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빙하 속에 얼어 있던 바이러스나 세균이 지구온난화 과정에서 세상으로 풀려나와 새로운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라임병(진드기를 매개로 한 감염증) 환자가 없었다. 그러나 이후 수백명씩 발생하게 된 것은 지구온난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열대지방에나 가야 걸린다고 생각했던 말라리아 역시 지구온난화로 고위도 국가의 시민들까지 감염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예상도 나온다.
기상재해는 갈수록 규모를 더해간다. 5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거대 태풍이 한 해에 여러 차례 발생하기도 한다. 100년 만에 한 번 닥칠 법한 가뭄이 5년 만에 다시 발생한다. 과거 기상모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갈수록 늘어만 간다.
살아갈 공간, 먹거리도 위협받는다. 해수면 상승과 살인적인 무더위로 인간의 거주공간은 갈수록 준다. 기온이 섭씨 3도만 올라도 해수면은 최소 50m 상승한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은 바닷속으로 잠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먹거리 문제도 심각하다. 기온이 섭씨 1도 오를 때마다 식량 생산량은 10%씩 감소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와 있다. 5도 오르면 인류의 식량은 절반으로 줄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추웠던 지역에서 농사 지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날씨만 따뜻해졌다고 시베리아가 금방 옥토로 변하리라 기대해선 안 된다.
게다가 기온의 변화는 되돌려지지 않는다. 인류가 화석연료 사용을 멈춘다 해도 이미 누적된 지구온난화의 결과는 점차 쌓여만 간다. 더욱이 지금 같은 날들이 계속되면 지구는 더 이상 인류 생존의 조건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구온난화의 재난들이 서로 되먹임한다는 점이다. 각 기후재난은 연쇄적인 혼돈을 낳는다. 기온이 올라 건조해지면 산불은 자주 발생하고, 산불로 숲이 줄면 탄소 배출량은 는다. 탄소 배출량이 느니 기온은 더 오른다.
마찬가지로 눈 덮였던 영구 동토층이 줄면 햇빛조차 반사되지 않는 이른바 '알베도(albedo) 효과'가 발생한다. 반사돼야 할 햇빛이 지표면으로 흡수되면서 지구온난화는 가속화한다. 땅이 따뜻해지니 남극과 북극의 얼음은 더 많이 녹게 되는 것이다.
기상이변에 따른 식량부족과 가뭄은 그 자체로 그치지 않고 난민을 만들며 무력충돌을 야기한다. 각국의 경제도 파탄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지구온난화는 지구를 '성난 야수'로 만들고 있다. '2050 거주불능 지구'의 저자는 다양한 종류의 수치를 언급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수치는 2억5000만년 전 멸종과 관련된 부분이다. 이산화탄소 증가로 지구 온도가 5도가량 오르고 이는 메탄 방출로 가속화한 뒤 생명체의 96%가 멸종했다는 것이다.
암울한 미래가 예정돼 있지만 인류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무덤덤하다. 너무 거대한 이야기여서 외면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기술이 결국 돌파구를 마련해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현실과 마주하려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면 석유회사나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같은 인물들에 대한 비난으로 시간만 허비할 수도 있다. 이도저도 아니면 산업화 시대부터 시작된 기후변화의 책임을 왜 우리들이 져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남을 탓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기후재난을 일상적인 일, 평범한 일,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상황이야말로 최악의 위기다.
저자는 지구온난화가 불과 한 세대에 걸쳐 급격히 진행됐다고 지적한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화석연료의 85%가 사용됐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세대는 이후 세대인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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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살 행성을 고를 수 없다. 이에 저자는 기후변화의 잔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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