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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생각의 굴레에 빠지지 않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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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생각의 굴레에 빠지지 않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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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순 없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며 인간이 내리는 결정의 상당 부분은 생각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기분이 우울할 때도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이 떠오른다. 물론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우울증이 발생하면 의욕 저하와 무기력으로 사고 과정이 현저히 저하될 수 있는데 대부분 생각이 더 많아진다. 잠을 잘 자지 못해 뜬눈으로 밤을 지샐 때도 생각이 많아지고 직장에서나 가정의 힘든 일로 마음이 불안할 때도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때 생각은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 경향이 크다. 이렇게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생각은 어떻게 떨칠 수 있을까.


부정적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방법은 '머릿속 TV를 끄는 것'이다. 공포영화는 무섭지만 재미있으니까 자꾸 본다. 슬픈 영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두 영화 장르가 재미는 있어도 순수한 즐거움이나 행복감을 주는 건 아니다. '길티플레저(guilty pleasureㆍ죄책감이 드는 즐거움)'라는 용어도 있듯 그 수준이 괴로울 정도면 우리는 아예 눈을 감아 버린다. 일반적인 사람은 도덕적으로 허용하는 수준 내에서 대중매체를 통해 공포와 슬픔을 즐긴다. 마음이 우울하거나 잠을 못 잘 때 머릿속에 상영되는 나만의 영화가 내가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생각의 바다에서 빠져나오려면 일단 이러한 부정적인 내용의 머릿속 TV부터 꺼야 한다.

생각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 말은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생각의 프레임에 관해 쓴 책의 제목이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으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코끼리를 떠올린다. 머릿속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애를 쓰면 점점 더 그 생각에 몰입하게 된다는 뜻이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면 사자를 떠올리면 된다. 사자의 갈기, 사자의 수염, 사자의 매서운 눈을 떠올리면 코끼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있다.


생각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세 번째 방법은 '생각이 아닌 행위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을 정리한다며 여행을 하고 등산을 하고 음악을 듣는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부정적 생각을 하며 여행을 하고 고민을 하며 등산을 하고 슬픈 생각을 하며 음악을 듣는다. 여행과 등산, 음악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생각과 고민부터 정리하려 한다. 다른 생각을 하려고 애를 쓰고 집안일이나 업무를 해도 특정 생각에 사로잡힌다. 다른 일을 열심히 하려고 문패는 걸어 두었으되 실제로는 '생각' 자체에 전념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각이 아니라 현재 하고 있는 행위에 집중해야 한다.


생각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은 '호흡에 집중하기'다. 눈은 부드럽게 감는다. 숨을 천천히 5초간 들이쉬고 5초간 내쉬면서 호흡을 고른다. 호흡에 집중하고 마음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낸다. 붕 뜬 것 같이 진정되지 않던 마음이 차분해진다. 불안감으로 빨라진 호흡과 맥박이 안정된다. 이렇게 되면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생각이 깊은 것과 생각이 많은 것은 차이가 있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기품이 있고 태가 난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스스로가 괴롭다. 생각의 굴레에 사로잡혀 이것저것 부정적인 생각에 휩쓸리기보다는, 긍정적이면서 덜 감정적이고 논리적인 생각을 해 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나아가 마음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는 일정 시간 무념무상의 바다에 빠져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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