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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영·호남으로 갈라졌다" 4.15 총선, 깊어지는 지역갈등

최종수정 2020.04.17 13:32 기사입력 2020.04.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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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각각 호·영남에서 득표율 우세
시민들 "이번 총선 결과는 지역감정의 결과물"
전문가 "정치권,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진영논리 벗어나야"

지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호남권 선거구(광주 8·전남 10·전북 10)서 총 27석을 차지하고 통합당은 영남권 선거구(대구 11·울산 6·경북 13·부산 18·경남 16)에서 55석을 차지하면서 양당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감정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호남권 선거구(광주 8·전남 10·전북 10)서 총 27석을 차지하고 통합당은 영남권 선거구(대구 11·울산 6·경북 13·부산 18·경남 16)에서 55석을 차지하면서 양당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감정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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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21대 총선 결과를 두고 지역감정이 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호남권 선거구(광주 8·전남 10·전북 10)서 총 27석을 차지했다. 미래통합당은 영남권 선거구(대구 11·울산 6·경북 13·부산 18·경남 16)에서 55석을 차지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우리나라가 둘로 쪼개졌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오고 있다. 또한, 거대 양당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5일 투표를 했다고 밝힌 A(25) 씨는 "총선 결과를 나타낸 지도를 보니 한국이 꼭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었다는 기분이 든다"라며 "선거 운동 기간에도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후보들이 있어 피로감을 느꼈는데 결과를 보니 지역감정이 더 깊어지면 깊어졌지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질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더 확산했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대구·경북에 실망이다. 앞으로 대구·경북 지역은 여행으로도 가지 않을 것","전라도 사람들의 투표권을 뺏어야 한다. 전라도 지역 도와주지 말자" 등의 주장을 한 게시글이 여럿 게재됐다.


민주당 성향의 한 온라인커뮤니티 이용자 B 씨는 "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정부를 비롯한 국민들이 도와준 것을 다 잊은 게 분명하다"라며 "대구·경북 지역에서 시작된 프랜차이즈 음식조차 먹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당 성향의 온라인커뮤니티 이용자 C 씨 역시 "전라도 지역으로 여행조차 가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는 절대 안 된다는 전라도를 이해할 수 없다. 전라도 사람들의 투표권을 박탈해야 한다. 앞으로는 전라도 지역에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 도와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1971년 4월27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가 서울 종로구 선희학교 투표소에서 '제7대 대통령 선거'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다. 사진=정부기록사진집

1971년 4월27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가 서울 종로구 선희학교 투표소에서 '제7대 대통령 선거'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다. 사진=정부기록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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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을 이용해 당선되는 장면은 한국 정치사에서 부끄러운 단면이다. 국민을 위한 공약으로 서로 건강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사실상 '일단 당선부터 되고 보자'라며 '묻지마 공약'을 남발하거나 지역주의를 더욱 공고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국가 발전을 저하하기 때문이다.


경상도와 전라도로 대표되는 영남과 호남의 지역갈등은 지난 1971년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와 신민당 김대중 후보가 격전을 벌이면서부터 본격 시작됐다.


7대 대선에서 박정희 후보의 득표율은 전국 53.2%, 김대중 후보는 45.2%였다. 서울과 경기에서는 각 후보의 득표율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경북·경남 지역은 박정희 후보가 각각 65.62%와 73.35%로 김대중 후보가 23.32%, 25.56% 득표한 것에 비해 우세한 득표율을 보였다.


1971년 장충단공원에서 열린 당시 7대 대선 야당 후보였던 김 전 대통령의 선거유세에서 이 여사가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971년 장충단공원에서 열린 당시 7대 대선 야당 후보였던 김 전 대통령의 선거유세에서 이 여사가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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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전북과 전남 역시 김대중 후보의 득표율이 각각 61.52%와 62.80%로 높았으나 박정희 후보의 득표율은 35.48%와 34.43%로 현저히 낮았다.


지난 1987년 13대 대선에서도 보수 성향의 후보는 영남 지역의 표를, 진보 성향의 후보는 호남 지역의 표를 우세한 차이로 가져갔다.


이렇다 보니 현재 정치인들은 뿌리 깊은 지역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감정 해소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거 극단의 정치를 끝내고 공약 등 실질적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뽑아달라는 취지다.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자는 지난 13일 경북 포항 유세에서 "포항시민을 비롯해 대구·경북 시·도민도 지역(주의)의 완화를 한번 보여줌으로써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해주시면 어떨까 감히 제안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포항시청 앞에 마련된 북구 오중기, 남구·울릉 허대만 후보의 지원 유세에서 "지역(주의)의 완화를 보여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일 보수당 열세 지역인 광주를 찾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 역시 "5·18 정신을 되새겨 치유와 지역 통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지속가능한 호남발전을 위해 매진하고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광주 시민에게 상처를 드린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광주 시민들이 아름다운 연대를 보여줬다. 달빛동맹의 정신을 발휘해 의료진과 봉사자 등 인적 자원으로, 마스크, 손 소독제, 생필품, 음식 등 물적 자원으로 대구 시민 지원에 발 벗고 나서줬다"며 지역갈등 완화의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전문가는 정치권이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진영논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완화되고 있던 지역주의가 다시 상당한 수준으로 복귀했다고 볼 수 있다"라며 "작년 조국 사태 이후로 진영논리를 기반으로 한 정치적 동원이 이뤄졌고 이것이 이번 표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양 전 교수는 "이념적 진영논리와 지역주의가 서로 중첩이 되어서 지역주의가 강화됐다. 지역감정에 기반한 정치 권력 구조가 이미 견고한 상태에서 정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진영논리에만 입각해 국가의 미래보다는 선거의 승리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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