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김민영 기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가 '디폴트(채무불이행)' 되면서 판매사에 불똥이 튀고 있다. 디스커버리 운용은 장하성 주중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전 하나금융경제연구소장이 대표로 있는 회사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지난해부터 펀드 환매가 잇따라 중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불안으로 펀드 디폴트가 확산될 수 있고, '장하성 동생 펀드'라는 꼬리표로 주목도까지 높아지자 판매사들은 일제히 현황 파악 및 대책 수립에 나섰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 말 디스커버리운용 펀드 설정잔액은 IBK기업은행이 941억6300만원으로 판매사 중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은 861억3100만원을 팔아 다음으로 많았고 대신증권 654억4800만원, 유안타증권 629억4600만원, 신한금융투자 515억3300만원, IBK투자증권 428억5000만원, 하나금융투자 307억7600만원, 하나은행 220억5900만원 순이었다.
금융그룹으로 살펴보면 신한금융그룹이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를 1376억6400만원 팔아 판매액이 가장 많았다. IBK기업은행 계열은 1370억1300만원을 판매해 뒤를 이었고 하나금융그룹 528억3500만원, NH농협금융그룹 71억71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리운용은 2016년 11월 설립돼 다음해 4월부터 펀드를 설정했다. 한 달 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명된 5월 말 펀드 설정액이 465억원으로 증가해 2017년 말 3833억원, 2018년 말 8922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첫 디폴트가 발생한 2019년 4월 말 9450억원에서 점차 줄어들어 같은 해 12월 말에는 5693억원, 올해 2월 말 기준 4812억원으로 설정액이 쪼그라들었다.
판매사들은 디스커버리운용 펀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잇따라 환매 중단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운용사는 지난해 1800억원 규모의 핀테크대출 펀드 환매를 연기한 데 이어 지난달 추가로 1000억원 가량의 부동산대출 펀드 환매 연기를 통지했다.
핀테크대출 펀드인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의 경우 기업은행이 695억원, 하나은행이 240억원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이 펀드는 다이렉트랜딩글로벌(DLG)이 발행하는 사모사채에 투자했는데 DLG의 사모사채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와는 별도로 부동산대출 펀드인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도 신한은행이 651억원, 기업은행이 219억원, 유안타증권 등 증권사들이 100억원 가량 상환 불능 상태다. 부동산 대출채권을 편입, 정기적으로 이자 수익을 내 인기를 끌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현지 펀딩과 매각에 차질이 생겨 상환이 연기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냉각되면서 시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디스커버리운용 펀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측은 "운용사에 상환 일정을 확정해 달라고 독촉하고 있으며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코로나19로 부동산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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