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종플루'보다 빠른 확산세
역사상 가장 큰 피해입힌 '스페인독감'도 전세계 유행에 6개월 걸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불과 3개월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사태 당시는 물론 역사상 전세계에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혔던 1918년 '스페인독감' 때도 최초 발병 이후 3개월만에 전세계에서 100만명을 넘어선 전염병은 없었다. 앞으로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코로나19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13만4418명, 사망자는 6만11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3개월만에 전세계 확진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역사상 기록된 전염병들 중 3개월만에 전체 대륙으로 확산돼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에 발생한 대규모 전염병 중 환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던 전염병은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 뿐이다. 지난 2011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된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 신종플루 환자는 163만2258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100만명을 넘어서는데는 1년 가까이 소요됐고, 전세계 사망자도 1만8000여명에 그쳤다.
세계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전염병인 1918년 스페인독감 당시에도 본격적인 전세계적 유행에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됐다. BBC에 따르면 스페인 독감의 최초 발병 확인은 1918년 3월8일 미국 시카고 캔자스주의 퍽스톤 기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세계 유행은 그해 9월부터 시작됐다. 스페인독감은 발병 이후 1920년까지 전세계 약 5억명이 감염돼 500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당시 일제치하였던 우리나라에도 1918년 10월부터 시작돼 당시 인구 1600만명 중 절반가량인 742만명이 감염돼 이중 14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980년 종식을 선언했던 천연두는 1960년대까지 가장 무서운 전염병 중 하나였다. WHO가 대대적인 천연두 백신접종 운동에 나섰던 1967년 한해에만 1500만명이상이 감염돼 이중 20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1900년부터 1980년 종식되기 전까지 20세기 동안에만 약 3억명 이상이 천연두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평균 치사율이 30% 이상이었으며, 과거 16세기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이 전혀없던 중남미 원주민들은 5000만명 이상이 천연두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나 2차저작물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중세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은 1346년부터 1353년까지 7년 정도 기간동안 유라시아 전역으로 퍼졌다. 유럽에서만 약 400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에서도 3000만명 이상 사망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역사 속에 큰 피해를 끼친 전염병들은 장기간에 걸쳐 발생했고, 주로 한 국가나 지역에서 유행한 이후 타 지역으로 퍼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코로나19는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전세계로 퍼졌다. 전 세계에서 하루 약 10만명 내외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추세로 퍼질 경우, 과거 스페인독감에 맞먹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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