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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지속가능경영과 사회책임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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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지속가능경영과 사회책임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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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투자(SRIㆍ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가 최근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SRI의 규모는 30조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20년 내 50조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RI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같은 비재무적인 요인을 투자의 전 과정에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ESG 투자'라고도 불린다. 주로 선진국의 공적 연기금을 중심으로 시작한 SRI는 주식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자산군에 적용되고 있다.


기업이 속한 사회의 발전 없이는 기업의 존속과 발전이 이뤄질 수 없다는 인식 하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기업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은 '지속가능경영(Sustainable Management)'이라 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2018년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지속적으로 기업이 성장하고 번성하기 위해선 재무적 성과만을 달성해서는 부족하며 어떻게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를 입증해야 한다"고 선언한 것이 지속가능경영의 취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과 SRI는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SRI는 투자를 통해 사회ㆍ환경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로서 장기적으로 투자성과를 개선하는 것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든 투자전략을 포함한다. 최근 다수의 연구와 사례들은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다고 인식되는 기업들의 재무적 성과가 우월하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기업의 제품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소비자들이 밀레니엄 세대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이들 기업들이 임직원 관리와 원자재 공급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는 사실들이 재무적 성과를 개선시키는 주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기업들의 우월한 재무적 성과는 이들이 발행한 주식ㆍ채권의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져 SRI에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는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 기업은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선순환을 창출하게 된다. 최근 공적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SRI의 확대는 이러한 선순환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선 SRI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에 한정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연금은 2006년 SRI 펀드를 설정한 이후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고, 작년 11월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본격적인 SRI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규모와 자산운용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향후 국민연금의 이러한 움직임을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SRI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간 자산운용사의 경우 SRI의 규모와 성과는 매우 미약하다. 4300여개에 이르는 국내 공모펀드 중 SRI 펀드의 수는 10개 정도이며, 2018년 초 이후 수익률이 벤치마크 수익률을 상회하는 펀드는 2개에 그치고 있다.


SRI가 자리를 잡은 선진국에서도 SRI의 확산에는 다양한 장애요인이 존재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동의는 광범위하게 이뤄졌지만 이를 지속가능경영으로 실천하는 전략과 방향은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지속가능경영을 지원하는 SRI 역시 전통적 투자와 달리 정형화된 투자전략이 마련돼 있지 않다. 가장 큰 어려움은 SRI에 활용될 수 있는 비재무적 정보가 부족하고 표준화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SRI 성장초기인 한국은 이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나 표준화된 양식이나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연결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들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향후 환경과 사회로 보고서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SRI 관련 정보가 질적ㆍ양적 측면에서 증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기업의 공시의무 정보에 비재무적 정보를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ㆍ연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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