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러시아 전투기 구입 말라" 인도네시아 압박하는 美

최종수정 2020.03.24 11:39 기사입력 2020.03.24 11:39

댓글쓰기

SU-35 11대 구입결정 번복..."전투기 구입 땐 위험 감수해야"
미 당국 압력에 결국 포기... 대신 자국산 "F-16 사라" 요구

러시아 Su-35 전투기의 모습[이미지출처=아시아경제DB]

러시아 Su-35 전투기의 모습[이미지출처=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인도네시아가 러시아 전투기 거래를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산 전투용 제트기와 중국 해군함정 구입 계약을 파기하라는 압력을 행사한 결과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미국이 동남아시아에서의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제 무기 구입을 제지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4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최근 11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 SU-35 11대 구입 결정을 번복했다. 익명을 요구한 구매 관계자는 이렇게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어 지난달 2억달러 규모의 해군 경비정 구입 건에 대해서도 중국과의 접촉을 그만두라는 미국의 압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2017년 8월 러시아와 물물교환 거래 방식으로 러시아에서 수호이 전투기를 구입하고 러시아에 고무, 팜오일, 커피, 차, 가구 및 향신료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18년에는 이런 내용이 담긴 조약을 러시아 측과 맺었다. 하지만 지난달 이 같은 계약에 차질이 생겼다는 우려가 보도되면서 인도네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인도네시아가 미국의 구매 포기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인도네시아가 러시아 전투기 구입을 포기한 건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미국이 후진국 리스트에서 자국을 제외하자 무역 혜택이 줄어들까 우려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대미 수출 규모가 미국 전체 수입의 0.5%를 넘어서는 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대미 수출은 미국 전체 수입 규모의 0.8%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 당국과 여러 번 회의를 거듭하면서 구입 제재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행정부에 '제재를 통한 적대국 대응법(CAATSA)'에 의거해 러시아 전투기를 구입할 경우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미국은 대신 인도네시아에 자국산 전투기 F-16 바이퍼를 구입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드밀라 보로비에바 주인도네시아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러시아산 방어무기를 구입하는 국가들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라며 "미국의 입장은 러시아에서의 무기 구입을 포기하고 워싱턴DC로 방향을 틀게 하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코위 행정부는 중국과의 해군경비정 거래 규모에 대해서도 주저하는 상황이다. 중국과의 거래까지 막는 것은 가혹한 조치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을 의식해 대중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네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 제재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정부가 거래에 소극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