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 2년 반 만에 정신건강 상담 5300건 등 실적 돋보여
5개 분야 지음 지기 사업으로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 체계 구축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전남 곡성군 정신건강 복지센터가 지난 2017년 개소한 이래 지역민들의 마음 건강 지킴이로 자리 잡았다.
23일 곡성군에 따르면 정신건강 복지센터는 지난 2017년 9월 군 보건의료원 별동 2층에서 문을 열었다.
이후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면서 지난 2019년에는 9월에는 보건의료원 옆에 별도의 건물을 신축하며 기능을 확대했다.
운영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센터는 이미 지역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곳이 됐다. 그동안 센터에서 수행한 정신건강 상담 건수만 해도 5300건이 넘고, 정신건강선별검사는 5400건 이상 실시했다.
또 233회의 정신 건강교육을 통해 4497명의 지역 주민들에게 정신건강 관리 요령 등을 전파했다. 중증 등록 회원을 대상으로는 총 592회 주간 재활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1423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게이트키퍼(자살 위험자를 조기에 발견해 자살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관리 및 지원하는 사람) 양성 교육을 77차례 진행하며 2473명에게 생명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심어주기도 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센터는 올해도 ‘지음 지기’(知音知己: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라는 슬로건으로 정신건강 사업을 추진한다. 크게 ▲중증정신질환자를 관리하는 희망 지음, ▲정신질환 조기 발견 및 예방을 위해 지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미소지음, ▲노인층에 특화된 실버지음, ▲아동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아이 지음, ▲자살 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생명 지음으로 구분된다.
이를 통해 센터는 정신건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차별이나 편견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정신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기 상담을 강화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신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 중증정신질환 관리사업 ‘희망 지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중증정신질환에 대해 편견을 갖기 쉽다. 하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정적인 시선보다 꾸준한 관리와 적절한 치료, 사회적 관심이다.
중증정신질환 관리사업은 정신건강에 문제를 겪고 있는 군민들을 발견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사례관리서비스 제공해 만성화를 예방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이를 위해 센터는 지역 의료기관 및 복지시설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천연생활용품 만들기, 오카리나, 요리는 즐거워, 정신 재활프로그램, 지역문화체험, 직업 재활 훈련 등의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복합적이고 통합적으로 정신질환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지역적 거리로 인해 접근성이 부족한 주민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권역별 재활 프로그램 ‘미소를 찾아줘’도 운영한다. 아울러 가족관계 개선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가족 상담, 가족 교육, 가족 힐링 프로그램 등 가족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 모든 주민을 위한 정신건강 증진사업 ‘미소지음’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 곡성군민의 우울감 경험률(최근 1년 동안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2014년 2.4%에서 2017년 7.5%로 상승했다. 다행히 2018년에는 4.1%로 조금 감소했지만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개입이 없다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2019년 전남도 정신건강 인식조사에 따르면 군민의 95%가 ‘곡성군 정신건강 복지센터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라고 응답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정신건강의 중요성과 관리에 대해 큰 관심이 있다고 해석된다.
센터에서도 곡성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과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이 언제라도 스스럼없이 센터를 찾을 수 있도록 정신건강 복지 사업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군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학생 및 학부모, 대학생, 임산부, 마을별 경로당 이용 어르신, 독거노인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신건강 상담 및 정신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리고 찾아가는 주민교육, 정신건강 강좌, 관계기관 실무자 교육 등을 통해 정신질환 조기 발견 및 예방, 치료 기회 증진에 힘을 쏟고 있다.
▲ 행복한 노후를 위한 정신건강 증진사업‘실버지음’
군은 올 2월 말 기준 노인 인구비율이 35%를 넘어섰다. 따라서 센터에서도 ‘실버지음’이라는 이름으로 노인 정신 건강서비스 제공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버지음은 노년기 정신건강 문제의 예방, 조기발견 및 상담 치료를 통해 행복한 노후를 지원한다. 아울러 어르신들의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정신건강 수칙 등 나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며 노년기 정신질환 조기 예방 및 발견에 기여하고 있다.
노인들은 신체 능력의 변화, 은퇴, 소득 감소, 역할 축소 등 노년기의 특성상 심리적인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날 수 있다. 특히 가족의 지지 체계가 빈약할 경우 심리적 변화가 정신건강 문제로 진행되기 쉽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센터에서는 경로당 및 마을회관에 찾아가 홍보 캠페인, 이동상담실을 운영한다. 어르신 스크리닝 검사(진단검사)를 통해 고위험군 발견 시 센터 회원으로 등록하고 집중 사례 관리를 한다. 또한 별도의 다양하고 특화된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정신건강 증진사업 ‘아이 지음’
최근에는 아동과 청소년들도 사회적으로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역할 갈등, 정체성 혼돈 등 정신 건강에 위협을 받기 쉽다. 또한 어린 시절 정신건강은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신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센터에서는 아동 및 청소년기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선별검사, 전문가 상담, 통합 사례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학부모 및 교직원, 학생들에게 정신 건강교육 및 인식개선 캠페인을 통해 정신건강 예방과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동 및 청소년기 정신건강 문제는 조기개입 및 치료가 핵심이다.
이에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대상자에게 병·의원 및 관계기관과 치료연계를 구축하고, 저소득 및 취약계층 가정에는 치료비 및 심리 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 생명 존중 문화를 선도하는 조성사업 ‘생명 지음’
센터는 자살 예방을 위한 인식 개선 및 생애주기별 자살 예방 교육을 통해 우울증 및 자살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먼저 자살 고위험군의 지지체계를 강화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도록 자살 고위험군 프로그램 ‘삶이 빛나는 지금’을 운영하고 있다. 자살 유가족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는 자조 모임과 ‘마음의 피는 꽃’이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울러 ‘삶: 생명의 집, 토닥토닥 병따개, 번개탄 자살 예방사업, 생명 사랑약국’ 등 자살 도구 수단관리 및 자살 위험환경 개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관, 학교 등에 게이트키퍼 양성교육과 자살 예방 교육을 해 지역 전반에 생명 사랑 문화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윤현주 센터장은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와 자살 예방사업을 통해 지역주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ks7666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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