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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근속연수 3.5년…게임사 '고용불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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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근속연수 3.5년…게임사 '고용불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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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펄어비스에서 비개발 직군으로 근무했던 A씨는 최근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 그는 "당일 나가라는 통보였다. 한 팀에서 6명이 한꺼번에 그만두는 것도 본적이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게임 업계에서는 이런 경우가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며 권고사직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풍토를 안타까워했다.


최근 펄어비스가 직원들에게 당일 권고사직을 통보해 논란이 된 가운데 게임업계의 고용불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평균 근속연수 3.57년=23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게임사 10곳의 분기보고서와 자체통계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평균 근속연수가 3.57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긴 곳은 엔씨소프트(5.3년)이었고 가장 짧은 곳은 펄어비스(1.7년)이었다. 이는 일반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12개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1.1년이다.


고용불안은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이 게임업계의 중론이다.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게임회사들은 팀프로젝트가 드롭되면 권고사직을 하는게 일반적이다"라고 말했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노조 지회장도 "게임업계 구조 자체가 정규직인데도 정규직이 아닌형태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악질적인 곳은 일부러 자회사를 만들고 거기로 직원들을 보낸 다음 폐업처리 해버리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공개한 '게임 생산자의 노동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종사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게임 프로젝트 중단에 따라 예상되는 조치로 '전환배치,대기발령,권고사직,해고' 등을 꼽은 사람이 51.6%에 달했다. 연구팀은 "최근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변하면서 프로젝트 자체의 영속성이 심각하게 약화됐고, 고용 불안의 문제는 더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직 위해 '침묵'=국내 게임사들은 주로 권고사직의 형태로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다. 법적 절차가 까다로운 '해고'와 달리 권고사직은 기본적으로 회사와 직원과 합의를 하는 개념이다. 다만 권고사직도 본인이 부당하다고 느껴질 경우 법적 대응이 가능하지만 회사의 조치에 대항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맥이 연결되어 있는 게임업계 특성상 평판에 치명타가 생기기 때문이다.


대형게임사에 일하고 있는 B씨는 "게임 회사사람들은 권고사직을 해야 된다면 별말 없이 나간다"면서 "윗사람들이 인맥으로 연결됐고 이직을 하려면 전 회사에 평판조회가 들어온다. 다른 회사로 별 탈 없이 가려고 그냥 나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재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는 "권고사직이더라도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는 방안이 있다. 또 부당한 인사이동이 이뤄졌다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권고사직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고, 회사는 이를 악용해 해고 대신 권고사직을 이용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결을 위해서는 노조 설립 등 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 지회장은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작년에 집회 이후 회사가 앞으로 '그런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답한 상태다. 하지만 펄어비스처럼 노조가 없는 경우에는 대응할 방법도 없는 것"이라면서 "결국 노조가 있어야 하고, 기업단위로 있는 노조 말고도 산별노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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