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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낮추면 환율 삐끗…强달러에 신흥국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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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달러로 자금이 몰리면서 신흥국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로 경기 악화가 뚜렷해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해야 하지만 외국인 자본 유출로 자국 화폐 가치가 연일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딜레마' 상황에 놓인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이달 들어 사상 처음 달러당 1만5000루피아를 넘어섰고 멕시코 페소화 환율도 달러당 23.93페소에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브라질 헤알화도 역대 처음으로 5헤알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엔 5.2헤알까지 치솟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하면 보통 달러 가치가 떨어지지만 코로나19 불안감이 높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시장에서 자금을 대거 빼가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100을 넘어서면서 연일 상승세다. 유럽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하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현금인 달러로 몰린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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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19로 세계 증시의 연쇄 폭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저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기 둔화에 선제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단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Fed에 이어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열린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에서 3.75%로 0.5%포인트 낮췄다. 1996년 기준금리 도입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앞서 전날 터키 중앙은행이 긴급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한국, 칠레, 베트남, 스리랑카, 파키스탄도 이미 금리를 낮췄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네시아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싱가포르 TD시큐리티의 미툴 코테차 선임 신흥국시장 전략가는 "강달러는 신흥국시장에 또 다른 충격"이라면서 "신흥국 자산은 계속해서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위험 자산으로 인식돼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달러 강세는 신흥국시장에 영향을 줘 세계 무역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전날 보고서에서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록 신흥국 내에서 달러 표시 대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달러가 이어질수록 자국 환율로 환산했을 때 갚아야 할 대출금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 국가 간 무역 거래에서 달러가 결제 통화로 사용되는 만큼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 무역 거래가 줄어든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이날 환율 방어를 위해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시장 개입을 발표했다.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쿤 고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아시아 리서치 국장은 아시아 신흥국들이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겠지만 추세 자체를 막거나 일정 수준을 방어하기 위해 나서진 않을 것"이라면서 "(자국 통화에 대한) 외부 수요가 극히 적은 현 상황에서 금리인하와 함께 일부 통화 약세를 허용하는 게 전반적 금융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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