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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코로나는 바이러스, 콜레라는 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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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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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중에서 항균 기능이 있는 스프레이 종류가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이른바 '항균 99.9%'라는 홍보 문구가 표기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이 바로 '항균'이라는 단어입니다. 항균의 의미는 '세균(Bacteria)'에 저항하거나 세균을 없앤다는 말입니다. 항균 99.9%라는 홍보 문구의 뜻을 보통의 소비자들은 '세균을 99.9% 없애준다'는 의미로 받아 들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바이러스(Virus)'입니다. 항균 제품이 바이러스 제거에도 효과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세균과 '바이러스'는 서로 다른 존재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세균과 바이러스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은 생물이냐, 아니냐 입니다. 세균은 일반적으로 생물에 속합니다. 생물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자손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양분을 먹고 소화하고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외부의 환경에 반응하고 진화를 하는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세균은 이런 조건을 만족하기 때문에 생물입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스스로 자손을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다른 생물의 양분을 이용해야만 자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양분을 먹고 소화하고 에너지를 만들며, 외부에 반응하고 진화도 합니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생물도, 무생물도 아닌 중간 단계의 존재로 분류됩니다.


다시 말하면, 세균은 유전 물질인 DNA와 RNA를 모두 가지고 있어 스스로 번식해 자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바이러스는 DNA나 RNA 중 하나만 가지고 있어 스스로 번식할 수 없습니다. 바이러스는 번식을 위해 다른 생물의 세포, 즉 숙주 세포를 이용하는 것이지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DNA나 RNA를 감싸고 있던 단백질의 껍질이 분해돼 자신에게 없는 DNA나 RNA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때 바이러스는 자신을 복제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변종(變種) 바이러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변종 바이러스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안에 침투해 자신을 복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안로 들어가 숙주 세포가 자신의 유전자를 만들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숙주 세포가 착각을 해 원래 바이러스와는 조금 다른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변종 바이러스가 되는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평범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입니다. 뾰족한 돌기로 뒤덮인 광환(光環·corona) 모양의 껍질 속에 3만473개의 염기로 구성된 RNA가 들어 있습니다. 염기서열이 사스 바이러스와 79.5%나 닮았고, 박쥐에 기생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96%나 일치합니다. 박쥐에 기생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와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변종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경고한 영화 '컨테이젼'의 한 장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전염병으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경고한 영화 '컨테이젼'의 한 장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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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의 크기는 세균보다 10~100배 정도 더 작습니다. 보통 세균의 크기는 0.000001m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이 보다 더 작다는 말이지요. 어떤 종류는 세균보다 1000나 작은 것도 있다고 합니다. 평범한 현미경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서 전자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전염병 중 하나는 흑사병(페스트)입니다.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사망케 했던 무서운 병입니다. 이 병은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 즉 페스트균에 의한 전염병이었습니다. 결핵(결핵균)과 콜레라(콜레라균) 등도 세균에 의한 전염병입니다. 반면, 천연두는 두창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입니다. 2003년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은 모두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지요.


바이러스가 변이하지만 않으면 질병 치료는 문제가 없겠지만, 매번 변종 바이러스에 저항할 수 있는 백신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 숙제입니다. 그렇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은 전염성이 높으면 치사율이 낮고, 치사율이 높으면 전염성이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려면 숙주가 오랜 동안 생존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지만, 독성이 강하면 숙주가 빨리 죽어 바이러스가 더 이상 퍼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균은 항생제로 세균의 세포벽을 파괴해 죽이거나, 유전 물질이나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번식을 억제해 질병을 치료합니다. 바이러스는 세균처럼 세포로 구성돼 있지 않아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습니다.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증식을 억제하거나, 항바이러스제가 없을 경우 휴식을 통해 면역력을 높여 스스로 바이러스를 이겨내도록 하는 방식으로 치료합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에 걸릴 경우 노약자나 어린이들의 사망자가 많은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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