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구매력 감소·급격한 시장 위축 방어하는 수준 작용할 것"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0%대 금리 상황이 집값 하방 압력을 완충시키는 역할은 하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17일 "지난해 12ㆍ16 대책에 따른 대출 제한 등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주택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라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매수심리 위축 흐름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금리인하 효과에 대해 "이자 부담 감소에 따른 레버지리 효과 보다는 경기 침체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급격한 시장 위축을 방어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도 장기적으로는 구매자 관망과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금리 인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유기적인 정책 협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보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 등으로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등 그간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강남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권 교수 역시 "자영업자나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산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부동산가격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태가 조기 종식될 경우 유례 없는 초저금리 기조가 집값 재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코로나 사태가 당장 주택 시장 침체를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0%대 금리에 유동자금이 한꺼번에 유망 지역 아파트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규 분양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함 랩장은 "인기 지역에 청약 수요가 집중되면서 시장 쏠림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것"이라며 "반면 외곽의 비인기지역은 미분양 증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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