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마스크 전환에 태부족
"정부 우선순위 파악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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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의료기관에 마스크 대란 조짐이 일고 있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 정책을 시행하면서 의료기관 내 마스크 수요를 면밀히 따져보지 않은 탓으로 파악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7일부터 의료기관들로부터 마스크 수요를 신청받아 9일부터 순차 배송하고 있다. 협회는 조달청으로부터 하루 66만9000매의 마스크를 배정받는다. 일선 병원에는 일주일 단위로 배송한다.

문제는 원자재 부족으로 마스크 생산량이 넉넉하지 않아 병원 몫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수술용 마스크는 아예 공급이 불가능하고, 의료용 마스크인 KF94는 병상(침실) 수의 30%만 배정된다. 덴털마스크(보건마스크)는 60% 수준이다. 서울의 주요 대형 병원은 통상 하루 8000장 안팎의 마스크를 사용해왔다고 한다. 협회 소속 전국 병원은 3639개이며 이 중 종합병원이 357개다. 감염병 유행 전 하루 8000여매의 마스크를 사용해온 상급종합병원 42개만 고려해도 매일 42만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서울의 한 대형 병원은 최근 "마스크 입고 수량이 제한되고 이번 주부터 끈마스크 입고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회용 마스크를 아껴 사용하고 천 마스크 사용을 독려한다"는 지침을 수술실에 내려보냈다.

공적 마스크 판매 전에도 의료기관의 마스크 수급 상황은 불안정했다. 그런데 의료기관들에 공급하던 공급업체 빅 3 물량의 80%가 공적 마스크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국 마스크 공장에 전화를 돌려봤지만 모두 공적 마스크 물량을 대느라 병원에 따로 공급할 수 없다는 설명만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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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내 마스크 부족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인 만큼 정부가 공적 판매 정책을 세우면서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마스크 공급과 의료진 수요에 대한 파악에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상대하는 의료진에게 우선 마스크가 배분되고 다음은 의료진과 취약계층, 시민의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마스크 공급을 폭발적으로 늘릴 수 없는 만큼 효율적인 공급이 중요하다"며 "환자를 돌보고 감염 위험이 높은 의료진,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에 우선 배분해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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