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성년후견인 1만5000명, 4월 총선서 투표할 수 있다
서울시 선관위, "선거권 있다" 유권해석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100일 앞둔 6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입구에 선거까지 남은 날짜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판단·행위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선거권이 없었던 피성년후견인 1만5000명이 오는 4월 총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복지재단 내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는 최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피성년후견인도 선거권이 있다는 유권회신 답변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성년후견제도는 법원에서 선임한 후견인이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성인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제도로, 2013년 7월 민법을 개정하면서 금치산제도를 대체해 도입됐다.
하지만 당시 금치산자를 피성년후견인으로 명칭을 바꾸면서도 선거권에 대한 논의는 빠졌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금치산 선고를 받은 자, 1년 이상 징역을 받은 사람 중 집행이 종료되지 않은 사람 등을 '선거권이 없는 자'로 규정한다.
이후 피성년후견인은 금치산자의 연장이기 때문에 선거권이 없다는 주장과 피성년후견인이 정신적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선거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으로 나뉘면서 피성년후견인의 선거권 유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돼 왔다. 현재 다른 나라의 입법례는 개인의 능력을 잣대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률을 폐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제도를 운영해온 일본은 2013년 7월부터 피성년후견인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제한을 폐지한 개정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또 영국과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선거 자격과 관련한 제한을 두지 않거나,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피성년후견인의 선거권을 박탈하고 있다.
공익법센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법적 접근 방식 대신에 담당부처인 서울시 선관위에 공식적인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피성년후견인도 선거권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성년후견제도가 도입된 이듬해인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법원에서 선고받은 피성년후견인은 1만2533명이다. 조만간 발간될 예정인 2019년 추정분까지 포함하면 약 1만5000여명의 피성년후견인이 오는 4월 총선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김도희 공익법센터장(변호사)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하더라도 선거권이 박탈되지 않듯이 피성년후견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적으로 선거권이 박탈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선관위의 적극적인 해석으로 오는 4월 총선에서 피성년후견인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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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센터는 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의 투표권 행사를 적절히 도와주고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도록 후견인이 알아둬야 할 안내서를 카드뉴스 형태로 제작해 서울시복지재단 및 공익법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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