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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코로나'로 비로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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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코로나'로 비로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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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사회적 불편혼란이 본격화 되고 있다. 수출입 피해 확대, 항공·여객감소, 자영업 매출 급감 등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정치권 공방도 코로나 극복에 그리 생산적인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는 위기극복의 민족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여러 국난 속에서도 지금까지 건재해 왔다. 6·25전쟁, IMF 경제위기 등은 말 할 것도 없고, 열강의 이해관계 톱니 속에서 독립국가로 건재한 것 자체가 우리민족의 강한 생존력이다. 특히 90년대 이후 보여준 IT에 대한 국가의 투자와 지원은 국가 전 영역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증대시키며 대한민국을 'IT강국'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도 IT강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관련 지역별·시간별 실시간 상황을 알 수 있음은 물론, 확진자의 이동경로, 자가진단·자가격리 등을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 정보의 투명성·신뢰성은 시민 스스로 코로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시켜 줄 뿐만 아니라 막연한 불안감을 완화시켜 준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극복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신종바이러스는 앞으로 더 자주, 더 강력하게 창궐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며, 우리는 상시 대응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끊김 없는 소통'과 '끊김 없는 경제활동'이다. 바이러스로 인한 외부와의 물리적 단절은 시민들로 하여금 심리적 소외감을 유발시킨다. 이러한 소외감은 1인 가족을 비롯한 노인 등 요보호자에게 더 심각하다. 소외감이 예기치 못한 발병 혹은 다른 극적 상황으로 인해 공포감으로 변질될 경우 적극적 바이러스 전파, 극단적 종교행위 등 이상 행동이 나타날 수 있고 그 사회적 혼란 여파는 가늠하기조차 두렵다. 물리적 '거리 두기'가 심리적 '소외감'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소통의 일상화가 구현되어야 한다.


그 강력한 방안은 당연히 IT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묘사하듯이 "페스트로 감염된 오랑시를 폐쇄하였을 때 시민들이 느끼는 단절의 고통과 불안감"이 현대의 '지능정보사회'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 작금의 코로나 국난 속에서 이커머스(e-commerce), 넷플릭스·왓챠, 각종 SNS 이용률이 최고점을 찍고 있다는 통계치는 IT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준다. 이들 플랫폼 서비스가 바이러스 국난 속에서 '끊김 없는 소통'에 기여하는 바가 국가정책에서 경시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끊김 없는 경제활동'의 실현은 아직 요원한 듯하다. 기업들이 재택근무, 원격근무와 같은 스마트워크를 단 며칠 시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작용, 불편함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다. 등교하지 않는 수업을 시도한 대학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금융의 경우 망분리로 인해 실질적으로 스마트 워크 자체가 곤란하다. 현행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사업자(핀테크 기업)는 인터넷에 연결되는 망과 금융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전산망을 분리하여야 한다. 해킹 등 전산망 외부 침입을 차단해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해당 조치로 인해 클라우드, 오픈소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을 뿐더러 스마트워크 활용도 힘들다. 더 안타까운 것은 망분리가 보안을 위한 최선의 방식이 아니라는 비판도 날카롭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금융기업들의 재택근무 등 비상대책에 따른 망 분리 예외 적용을 허용했다. 그간 보안을 이유로 수면화 되지 못한 망분리 이슈가 코로나 국난을 계기로 본격화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실제로 보안 위험 여부를 실증해 볼 수 있으며 불합리한 규제를 시정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페스트'의 '오랑'시에서는 오직 전염병과의 사투만 있을 뿐 일상적 경제활동은 기대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을 진행 중인 우리는 '끊김없는 경제활동'을 위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도 응당 달라야 할 것이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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