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수감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 야권 분열에 대해 "태극기 들었던 분들은 기존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달라"고 말했다. 신당 창당, 합당으로 인해 갈라진 보수에 '통합' 메시지를 던진 것.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필로 쓴 메시지에서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세울 수 있습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여정은 멈추었지만 북한의 핵위협과 우방국들과의 관계 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이 많았다"며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하여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를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염려도 있었다"며 "또한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할 거대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지만 저의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되어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나라가 매우 어렵다. 서로간의 차이가 있을수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서는 "국내 확진자가 수천명이나 되고 30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특히 대구 경북 지역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부디 잘 견디어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위로를 전했다.
유 변호사는 뒤이어 기자들과 만나 "이 편지는 박 전 대통령이 자필로 쓴 것을 교도소에서 정식 절차로 가져왔다"며 "많은 고심을 하셨고, 최종 의견발표를 결정한 것은 오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후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도 "미래통합당 복당을 하든 미래한국당에 입당하든 저의 진로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의 뜻을 좇아서 따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도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등의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께서 어떤 특정한 분들의 합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메세지 작성하신 것은 아니고 오랜 기간을 통해 다듬고 다듬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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