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임대료에 시작부터 김빠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2곳 유찰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이 해외로 떠나려는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설 연휴가 포함된 23~27일 이용객을 103만9144명(하루 평균 20만7829명)으로 전망했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 사업권 입찰이 당초 예상과 달리 흥행몰이에 실패했다. 향수·화장품(DF2) 사업권과 패션 기타(DF6) 사업권 등 2곳이 입찰 업체수 미달로 유찰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T1 대기업 사업권 5곳에 입찰 등록을 마친 롯데·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은 이날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 등을 접수하며 입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대기업 대상 입찰 구역은 DF2(화장품·향수), DF3(주류·담배·포장식품), DF4(주류·담배), DF6(패션·잡화), DF7(패션·잡화) 등 총 5곳이다. DF2, DF4, DF6 구역은 신라면세점이, DF3과 DF7은 롯데와 신세계면세점이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이들 업체 4곳이 모두 입찰한 사업권은 DF7이 유일했다. DF3·DF4 구역에서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등 2곳이 운영권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그러나 가장 높은 매출을 내며, 업계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향수·화장품 사업권 DF2에는 입찰한 업체가 없었다. 또 패션·기타 사업권인 DF6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단독으로 입찰,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유찰 배경에 인천국제공항의 높은 임대료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경우 고정임대료 방식으로, 높은 임대료가 부담된다"라며 "한국공항공사에서 변동 임대료로 운영하는 면세점 등 다른 곳을 모색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에 공문을 보내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항 이용객이 줄며 매출이 급감했지만, 고정된 금액을 임대료로 내는 '최소보장액 방식'에 사업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유찰된 두개 구역에 대해 추가로 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 추가입찰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공고하는 것이 기준이다. 만일 동일조건에서도 재 유찰된다면 이때 임대료에 대한 최초 설정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한편, 면세점 운영 계획을 담은 사업제안서와 가격제안서를 접수받은 인천국제공항은 다음주에 종합평가를 한 뒤 3월 중순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관세청이 4월 중 심사를 통해 특허를 내주며 영업은 9월부터 시작된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