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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포털 사이트 '라이코스'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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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창업 9개월 만에 나스닥 상장…야후 제치고 1위 포털로 등극
한때 125억 달러의 몸값 자랑…닷컴버블 붕괴로 기업가치 100분의 1로 떨어져
검색·뉴스·날씨 등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하나 재기 가능성은 낮아

추억의 포털 사이트 '라이코스'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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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20년이 지나도 회자가 되는 한 유행어를 남기고 4년 만에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한 추억의 포털 사이트가 있다. 바로 '라이코스(Lycos)'. 1999년 당시 가수 엄정화와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출연해 "잘했어, 라이코스!"라는 당대 최고의 유행어를 만든 라이코스, 지금은 뭐하고 있을까?


라이코스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연구소에서 컴퓨터학자인 마이클 로렌 멀딘이 검색 엔진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1994년 이 프로젝트를 '라이코스'라 짓고 상용화한 것이다. 1995년 밥 데이비스(Bob Davis)가 라이코스 초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고, 설립 9개월 만인 1996년 뉴욕 증시 역사상 가장 빨리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1999년에는 40여개 국에서 인터넷 검색엔진 1위 자리에 올라 2000년대 초반까지 야후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시 라이코스는 웹문서 검색엔진으로 시작했으나 인물 검색, 이메일, 쇼핑몰, 뉴스 등을 제공하며 광고로 수익을 내는 포털사이트로 전환했다. 1999년 하루 평균 페이지뷰는 2억이 넘었고, 월평균 3000만 명 이상의 방문자수를 기록했고, 그해 매출액은 1억3000만달러(약 1600억원)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성장을 보였다. 국내에 들어온 건 1999년 7월. '잘했어 라이코스'라는 광고문구로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야후, 다음과 함께 3대 포털사이트로 등극했다.


닷컴 버블 (dot-com bubble)이 터지기 직전인 2000년 5월, 라이코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가 라이코스를 125억 달러(약 15조원)에 인수했다. 라이코스 주가를 주당 97.55달러로 계산한 것인데 당시 라이코스 주가는 57달러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70%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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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포니카의 자회사였던 인터넷회사 테라 네트웍스와 라이코스가 합병해 계속해서 사업 확장을 하던 텔레포니카는 '닷컴버블' 사태가 터지자 그대로 주저 앉았다. 사실 1999년이 라이코스의 처음이자 마지막 전성기였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1997년 등장한 구글과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경쟁사들은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주력했지만 라이코스는 사업 확장과 광고 수익에만 집착하다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고, 2001년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텔레포니카는 결국 라이코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수 4년 만인 2004년 라이코스를 다시 M&A 시장에 내놨다. '한메일'이란 이름으로 한국 최초의 웹 메일 서비스를 열었던 '다음(현 카카오)'이 9500만 달러(약 1150억원)의 헐값에 라이코스를 인수했다. 텔레포니카가 라이코스에 투자한 금액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금액이다. 불과 4년 만에 기업가치가 99%나 감소한 셈이다. 참고로 국내에 서비스했던 라이코스코리아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던 네이트에 2002년 통합됐다. 네이트는 2016년 10월까지 라이코스 도메인으로 된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현재 라이코스 메인 화면

현재 라이코스 메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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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언론들은 다음이 '헐값에 라이코스를 주웠다'고 평가했지만 바닥 아래 지하실이 있다는 사실은 간과했다. 다음이 라이코스 사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국외사업 부문의 손실을 줄이는데 노력하면서 2009년 3분기 8년 만에 12억원의 흑자를 내는 성과를 얻었지만 15억원의 누적손실이 있었다. 다음도 결국 2010년 국외사업을 접겠다고 발표하면서 라이코스 매각을 결정했다. 라이코스는 인도계 광고대행사업자인 와이브랜트(Ybrant)에 3600만 달러(약 438억원)에 매각됐다. 다음이 인수했던 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다음과 와이브랜트 간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여전히 다음은 와이브랜트에 매각대금 중 1600만 달러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브랜트는 라이코스 관련 법적 분쟁 때문에 파산을 신청했다. 와이브랜트가 사명을 브라이트콤(Brightcom)으로 바꾸고 라이코스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최근 방문자수는 전 세계 78위로 재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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