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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줄어드는 ATM, '계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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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ATM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운용할수록 손해라는 것이 은행들의 변명입니다. CD·ATM은 은행들의 '계륵'이 된 것일까요? [사진=아시아경제DB]

CD·ATM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운용할수록 손해라는 것이 은행들의 변명입니다. CD·ATM은 은행들의 '계륵'이 된 것일까요?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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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요즘 사람들은 현금을 잘 쓰지 않습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각종 페이 서비스가 넘쳐나는데 불편한 현금을 지갑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캐시리스(Cashless) 사회'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현금이 꼭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1년에 몇 번 정도 되지요? 설, 추석, 그리고 각종 경조사 때와 복권을 살 때는 꼭 현금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Automatic Teller Machine)'와 '현금자동지급기(CD, Cash Dispenser)'입니다.

ATM은 1961년 뉴욕의 씨티은행에 현금 지급기능은 없고, 입금기능만 있는 ATM이 설치됩니다. 요즘처럼 현금자동입출금기능이 있는 ATM은 1967년 영국 런던 바클레이 은행의 한 지점에 설치된 것이 세계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79년 11월 조흥은행 명동지점에 최초로 설치됩니다.


ATM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에는 은행 건물은 필수였고, 쇼핑센터, 공항, 식품점, 편의점, 주유소, 레스토랑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존재했습니다. 공식적인 기구의 통계는 없지만, 금융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 세계에 설치된 ATM은 약 280만대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지구촌 인구를 70억명이라고 하면, ATM 1대당 약 2500명이 이용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고개만 돌려도 찾을 수 있었던 CD나 ATM을 요즘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은행지점까지 찾아가거나 일부 편의점에서 비싼 수수료를 주고 이용해야 하지요. 은행들이 적자를 이유로 CD나 ATM을 차츰 줄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8년도 금융정보화 추진현황'에 따르면, 하루평균 모바일 뱅킹 이용 건수는 2016년 5294만8000건에서 2018년 7462만3000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은 인터넷뱅킹의 거래 비중은 2014년 35.4%에서 2018년 53.2%로 증가했는데, 이는 4년 새 무려 17.8%포인트나 상승한 것입니다.

모바일·인터넷뱅킹을 사용할 수 없는 계층은 CD와 ATM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바일·인터넷뱅킹을 사용할 수 없는 계층은 CD와 ATM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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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금액은 3조1266억원에서 5조3435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연평균 25~30% 증가했습니다. 은행의 점포수는 2014년 7401개에서 2018년 6771개로 감소했습니다. 은행의 지점 630개(8.5%)가 사라진 것이지요.


CD·ATM 이용 건수(현금인출+계좌이체, 연간 총 이용건수)는 2014년 219만2000건에서 2018년 187만5000건으로 줄었습니다. 이용 금액도 2014년 9064억원에서 2018년 8942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CD·ATM의 숫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CD·ATM은 2014년 12만1317대에서 2018년 11만9899대로 줄었습니다. 연평균 1~3%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CD·ATM은 1대 설치하는데 11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고, 임대료와 유지비, 현금수송 인건비 등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금융연구원은 ATM 1대당 연간 160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다고 추산했습니다. 그런데 은행들의 CD·ATM 줄이는 속도가 상당히 느린 편입니다.


채무자에게 더 없이 차가운 은행들이, 적자가 분명한데도 CD·ATM 사업은 버리지 않고, 적당히 끌고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은행 입장에서 CD·ATM 사업은 '계륵'인 셈입니다. 버리려니 비판이 두렵고, 유지하려니 영양가가 없는 것이지요.


은행들이 계륵이 된 CD·ATM을 계속 유지하는 이유는 은행의 '공적 기능' 때문입니다. 은행이 CD·ATM을 없앨수록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사용하지 못하는 금융취약계층은 고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일반 계층도 1년에 몇 번씩은 이용해야 하는데, CD·ATM을 완전히 없애 버리고, 이제부터 모바일이나 인터넷 뱅킹만 사용하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CD·ATM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고객 10명중 3명 가량은 여전히 CD·ATM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CD·ATM을 없애면, 고객을 소중히 한다는 은행들의 선언은 모두 공염불이 되는 것이지요.

장애인을 위한 ATM처럼 점점 진화하는 CD·ATM을 기대합니다. [사진=아시아경제DB]

장애인을 위한 ATM처럼 점점 진화하는 CD·ATM을 기대합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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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지요? 그래서 수수료를 올리는 것입니다. CD·ATM 현금수수료가 이달부터 건당 8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됐습니다. 수수료를 인상한 만큼 보안에도 신경 써주면 좋겠습니다. 국내 보안업체 안랩은 올해도 PC, 모바일 기기, 올해도 PC, 모바일 기기, CD·ATM 등 자동화 기기에 대한 각종 탈취 공격이 성행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현금없는 사회가 본격화되면서 직접적인 금전거래가 이뤄지는 CD·ATM 등이 공격자(헤커)의 주요 타깃이 될 전망입니다. 이전처럼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고의로 빼돌리지는 않겠지요? 사이버 공격에서 고객들의 정보와 재산을 잘 지켜주기만 바랄뿐 입니다.


CD·ATM이 계륵이라고만 볼 수도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대는 것만으로도 현금 인출이 가능하고, 정맥 인식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키오스크가 셀프뱅킹 시대를 연 것도 이미 몇 년이나 지났습니다. 게다가 교통카드 충전, 공과금 납부, 보험금 납부, 심지어 계좌개설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이 새로운 기능을 익히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모바일·인터넷 뱅킹과 경쟁해서 뒤지지 않는 기능을 개발하는 등 더 나은 서비스로 진화한 CD·ATM을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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