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뇌파 분석으로 치매 가능성을 판별하는 소프트웨어가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건강인 다수의 뇌파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치매 예방 검사를 할 수 있어 이목을 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데이터, AI를 활용해 신(新) 서비스를 창출한 산업지능화 우수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아이메디신'을 12일 방문했다. 아이메디신은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를 개발·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최근 뇌파를 분석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가능성을 판별하는 솔루션 '아이싱크브레인'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뇌파를 측정해 건강한 사람의 뇌파 데이터와 비교·분석함으로써 치매 위험성을 조기 진단할 수 있게 해준다. 치매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의 안내에 따라 식이요법, 약물 처방 등을 병행할 수 있다.
기존에 경도인지장애를 판별하려면 MRI 검사나 시험 형태로 문제를 푸는 MoCA 테스트를 해야 했다. 검사 비용이 수십만원 수준이고 1시간 이상 소요돼 예방 차원에서의 검사는 쉽지 않았다.
아이싱크브레인을 활용하면 2~3만원의 비용으로 10여분만에 검사가 완료된다. 치매 위험성을 기존 방식보다 쉽고 정확하게 진단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아이싱크브레인의 경도인지장애 선별 정확도는 91% 수준으로 기존 MoCA 테스트(81%)보다 10% 가량 높다.
그동안 국내외 의료업계는 뇌파 측정으로 치매 등 뇌 질환을 진단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해왔다. 하지만 건강인의 뇌파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적절한 솔루션이 개발되지 못했다.
이에 국가기술표준원은 2011년부터 건강인 1300여명의 뇌파 데이터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아이메디신이 데이터 거래를 통해 이를 이전받아 AI를 접목해 아이싱크브레인 개발에 성공했다.
아이싱크브레인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을 통과했고, 이르면 올 상반기 의료기기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뇌파를 활용해 치매뿐만 아니라 파킨슨, ADHD, 우울증, 각종 중독 등 다른 뇌질환에 대한 진단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 3법'이 시행되면 개인정보 활용 범위가 늘어나 다양한 산업에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 장관은 "데이터 3법 통과로 가명정보 개념이 도입돼 개인정보 활용 범위가 확장됨으로써 향후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례는 데이터, AI를 활용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표준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성과를 내는 데까지는 국표원의 '참조표준'의 역할이 컸다. 참조표준은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평가해 국가가 공인해주는 표준데이터다. 현재 36개 데이터센터에서 물리, 재료, 보건·의료, 생명과학 등의 분야에 대해 총 100종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총 65억' 로또 1등 4장이 한 곳서…당첨자는 동일...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