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1급 시험장 가보니…체온 재고 손소독 뒤 입실
시험장 소독·간호사 배치…전국 전국 61곳서 2만5467명 응시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난 8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상설시험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여파로 더욱 싸늘해진 아침 공기 속에도 국가자격시험에 도전하는 수험자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오전 8시가 되자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수험자들이 하나둘 시험장에 도착했다. 1년에 한 번뿐인 '사회복지사 1급' 자격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다. 이곳 대전상설시험장에서는 80여명의 수험자가 4개 교실에 나뉘어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2시15분까지 시험을 치렀다. 전국적으로는 61개 시험장에서 총 2만5467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신종 코로나는 국가자격시험장 풍경을 바꿔놨다. 수험자들은 공단 요원의 안내에 따라 체온을 측정하고 손소독제를 이용한 뒤 시험장에 입실했다. 발열, 호흡기 질환 등 증상이 있을 경우 별도의 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간호사도 배치됐다. 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의 이찬우 부장은 "전날 시험실마다 소독 작업을 실시하는 등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험을 보러 온 임경미(50)씨는 "마스크 착용 등 시험장 규칙과 안내사항을 알려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그대로 따랐다"며 "신종 코로나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건 사실이지만 동요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충북 옥천의 한 복지시설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수험자들과 주관 기관이 감염병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 불안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도 공단이 주관하는 국가자격시험은 당초 일정대로 치러지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정수시설 운영관리사 시험이, 29일에는 변리사 1차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다. 공단 관계자는 "국가자격시험은 토익 등 타 기관에서 시행하는 다른 시험과 달리 연 1~4회 정도만 시행하고 있다"며 "자격 취득을 통한 취업, 진학, 이민 등 국민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연기할 경우 더 큰 국가적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병 위기 경보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될 경우 정부 대응 지침에 따라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시험 연기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신종 코로나 대책단'을 구성해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수험자들을 위한 비상용 마스크, 손소독제 등 신종 코로나 예방용품 구입 예산에 4350여만원을 투입했다. 이후 감염병 확산 추이에 따라 추가 예산을 확보해 신종 코로나 방역에 나설 방침이다. 공단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와 협조해 시험 응시원서 제출자 중 신종 코로나 확진자나 격리 대상자 접수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시험장에 감염 예방용품을 비치하는 등 응시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확진자나 확진 환자 접촉자, 자가격리자, 시험일 기준 14일 이내 중국에서 입국한 수험자 등은 시험에 응시할 수 없도록 했다. 단 시험일 이후 30일 내 환불 신청을 하면 원서 접수 수수료를 100%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이달 시행되는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자 중 감염을 우려해 시험 연기를 희망하는 경우 시험일 이틀 전까지 신청하면 3월 이후 재응시할 수 있다. 기능사 필기ㆍ실기시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전=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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