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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AI는 왜 블록체인을 찾는가

최종수정 2020.02.04 11:20 기사입력 2020.02.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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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AI는 왜 블록체인을 찾는가


AI Crypto, AI Matrix, AICOIN, BotChain, DeepBrain Chain, Neureal.net, Singularity Net, Synapse AI 등등은 모두 인공지능(AI)에 블록체인을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기업들이다. 왜 이들은 이런 일을 하고 있는가?


분명 AI는 미래의 가장 큰 먹거리이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가 반드시 선도해야 할 분야 중 하나다. 그러나 AI로 인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며, 이중 가장 심각한 것은 'AI 슈퍼파워의 등장 및 이들의 시장 독점'이다.


AI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에 있다. 데이터는 AI를 학습시키는 가장 기본적 인프라이며, 양질의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AI 기술은 고도화된다. 실제 바둑 AI '알파고'로 저력을 과시한 구글은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보유하고 있는데, 구글 검색 엔진은 분당 380만건의 검색을 처리하고 유튜브에서는 분당 3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 될 정도로 구글이 보유한 데이터의 양은 엄청나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풍부한 데이터를 통해 AI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한 기업(또는 국가)은 다시 또 AI를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며,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견고해지고 심화돼 간다는 것. 예를 들어 사용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서 기능을 수행하는 AI 스피커는 사용자의 음성 데이터를 제조사의 서버로 전송하고, 제조사는 수집된 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AI에게 더 다양한 이용자들의 말투와 발음을 학습시킨다. 이렇게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AI 스피커는 이용자의 명령을 더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되며, 음성인식이 잘되는 AI 스피커는 더욱 더 많이 팔리게 된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수집한 데이터를 개방하거나 공유하지 않기에 독점 현상은 가속화되고 이들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심해져만 간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렇게 AI 슈퍼파워를 보유한 기업들이 시스템을 조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간 연구자들은 AI로 작동되는 알고리즘에 편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얼굴 인식 AI 소프트웨어는 유색인종 여성을 식별하지 못했고, 범죄자를 구별해냄에 있어 흑인 미국인에게 편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출시한 신용카드인 애플카드의 경우 신용한도를 정할 때 사용한 AI 알고리즘이 여성을 차별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물론 해당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시스템을 조작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진바 없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AI 파워를 독점한 기업이 나타난다면, 이들이 학습 데이터를 조작해 AI의 편향성을 키우고 사실을 호도할 수도 있다.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이 갖는 높은 개방성과 접근성은 특정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하는 것을 막고, 사용자에게 인센티브 형식으로 제공되는 암호화폐는 양질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함으로써, 소수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전 세계 AI 시장을 독점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이 갖는 불변성과 투명성은 AI 학습 데이터 편향성 문제에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학습 데이터의 추적을 가능케 함으로써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AI 국가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최대 455조원의 경제효과를 목표로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두에 언급했듯 AI 경쟁력 확보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이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지도 꼼꼼히 챙겨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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