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분수대서 엔화 등 대량 수거
中중개인 방문 잦아 신종 코로나 확산방지 위해 조치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이 중국에서 들어온 화폐교환을 중단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의심ㆍ확진자가 늘어나자 내린 조치다. 최근 중국에서는 폐차장ㆍ관광명소 등 국가 전역에서 수집한 원화를 한번에 모아 중개자가 한국에서 교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잠잠해질 때까지 이 경우 교환을 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30일 한은 발권국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해외에서 유입된 주화(동전) 및 은행권(지폐) 교환업무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유입된 화폐라고 언급하긴 했지만 이는 사실상 중국발(發) 동전과 지폐를 겨냥한 조치다.
한은은 발권국과 지역본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화폐교환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신권을 교환하거나 동전을 많이 취급하는 기업들이 동전을 바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창구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인 중개자들이 한은 창구를 찾아와 대량으로 화폐를 교환해간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빈번한 사례가 바로 중국으로 수출한 중고차나 폐차과정에서 나온 훼손된 주화들을 수집해 가져오는 경우다. 중고차나 폐차 직전의 차 안에 남아 있는 동전을 수집하고 이를 모아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중국 전역에서 모은 이 동전들은 원화, 엔화 등으로 분류한 뒤 담당자가 각국으로 이동해 중앙은행에서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수대나 연못 등에서 동전을 대량 수거해 한은으로 가져오는 사례도 많았다. 홍콩 등 관광명소의 분수대, 중국의 연못 등에 행운을 기원하며 관광객들이 동전을 던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모아 교환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한은이 정확한 액수를 따로 집계하진 않았지만 한은은 평소에도 이 부분을 유의해서 보고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창구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조치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교환창구 직원들에겐 마스크를 지급했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일반 시중은행들도 영업점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의 경우 고객 대면업무를 마스크를 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한은은 자사 도서관의 외부인 출입도 금지시켰다. 보통 한은에는 외부인도 출입해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데, 이를 제한한 것이다. 방문제한은 29일부터 신종 코로나 사태 종료 시까지 이어진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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