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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주인공들의 전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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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베니스 비엔날레의 황금사자상은 예술가들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미술전으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한다. 오늘날 많은 국제 미술전이 2년에 한 번 열리는 비엔날레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1895년 베니스 비엔날레가 그 시작이었다.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이었던 미국 작가 두 명의 전시가 지금 국내에서 열리고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 전시의 작가 제니 홀저(70)는 1990년 제44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국가관에 수여하는 황금사자상을 미국에 안긴 주인공이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게리 힐: 찰나의 흔적(Momentombs)'의 작가 게리 힐(69)은 1995년 제4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조각 부문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았다.

제니 홀저는 40여 년간 텍스트(text)를 매개로 사회와 개인, 정치적 주제를 다뤄 온 세계적인 개념미술가다. 홀저는 1970년대 후반 격언, 속담 혹은 잠언과 같은 형식으로 역사 및 정치적 담론, 사회 문제를 주제로 자신이 쓴 경구들(Truisms)을 뉴욕 거리에 게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홀저는 1990년 제44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미국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돼 미국관 전시를 주도했다. 홀저가 전시를 주도한 미국관은 그해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국가별로 독립된 전시공간을 운영해 국가관 중 하나를 선정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준다. 국가관 외에 개인에게 주는 황금사자상도 있다.

제니 홀저 '당신을 위하여', 2019, 로봇 LED 사인, 640.1x12.7x12.7㎝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제니 홀저 '당신을 위하여', 2019, 로봇 LED 사인, 640.1x12.7x12.7㎝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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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는 2017년부터 약 3년간 진행돼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관 로비 벽면에는 홀저의 초기 작품인 '경구들(Truisms, 1977~1979)'과 '선동적 에세이(Inflammatory Essays, 1977-1982)'의 포스터가 1000장이 넘게 설치됐다.


서울관의 서울박스에는 이번 프로젝트와 동명의 신작이자 최초로 국문과 영문 텍스트를 함께 선보이는 로봇 발광다이오드(LED) 사인 '당신을 위하여(FOR YOU, 2019)'가 설치됐다. 길이 6.4m의 직사각형 기둥의 네 면을 둘러싼 LED 화면 위로 작가가 선정한 문학 작품들의 텍스트가 흘러간다. 김혜순, 한강, 에밀리 정민 윤(Emily Jungmin Yoon),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 호진 아지즈(Hawzhin Azeez) 등 현대 문학가 5명의 작품 속 텍스트가 쉼없이 약 16m 높이 천장에 매달린 사각기둥의 LED 화면을 통해 보여진다. '당신을 위하여(FOR YOU)'에 제시된 텍스트들은 역사적 비극, 재앙 혹은 사회적 참상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이들의 생각을 추적하며 미술관을 공감과 대립, 소통과 회복의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홀저는 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조각공원의 석조 다리에 자신이 직접 선정한 11개의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을 영구적으로 새긴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게리 힐은 미국의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로 언어와 신체를 매개로 한 영상 작업을 통해 미디어아트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래 조각가였으며 1970년대 초 미디어 아트로 전향해 영상과 텍스트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게리 힐: 찰나의 흔적(Momentombs)' 전시는 게리 힐의 1980년대부터 2019년 신작까지 아우르는 회고전 성격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다. 언어와 이미지, 신체와 테크놀로지, 가상과 실재공간에 대해 고찰하는 대표작 24점이 전시된다. 비디오 설치, 비디오 프로젝션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끊임없이 매체 실험을 이어 온 게리 힐의 30년 작업 여정을 총망라하는 전시다.

게리 힐 '손으로 듣는 HanD HearD', 1995~1996  [사진=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게리 힐 '손으로 듣는 HanD HearD', 1995~1996 [사진=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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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인 모멘툼스(Momentombs)는 Moment(찰나)·Momentum(가속도)·Tomb(무덤)의 합성어로, 작가의 작품에서 이미지·언어·소리가 시간에 따라 결합·분리·소멸·탄생을 반복하는 양상에 착안해서 만들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1895년 시작됐다. 이탈리아 국왕 움베르토 1세와 마르게리타 왕비의 은혼식(결혼 25주년)을 기념할 목적으로 베니스 시가 기획한 미술 전시회에서 시작됐다. 세계 유수의 국제 미술전의 모태 격이다. 비엔날레라는 단어 자체가 2년마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1931년 베니스시에서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로 격상됐다. 개최 자금도 확대되면서 1930년대에 여러 형태의 예술제로 분화가 이뤄졌다. 1930년 음악제가 시작됐으며 음악제는 1937년 매년 열리는 형태로 바뀌었다. 1932년에는 첫 영화제가 개최돼 8월6~21일 열렸다. 베니스 영화제의 시작이었다. 베니스 영화제 역시 격년제로 열리다 1935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형태로 바뀌었다. 1934년에는 연극제가 추가돼 1936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1980년에는 건축제가 추가됐다. 건축제는 2년마다 열린다. 현재 베니스 비엔날레는 홀수해에 미술제, 짝수해에 건축제가 열리는 형태가 됐다. 1999년에는 무용제가 추가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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