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회사원 김윤영(37·가명)씨는 설날 연휴 직전 시간을 내 회사에서 가까운 은행에 들렀다. 부모님에게 드릴 용돈과 조카들에게 세뱃돈에 쓸 새 지폐를 찾기 위해서였다. 매년 김씨는 설날 연휴 전 빳빳한 신권 화폐를 구하기 위해 인파가 붐비는 은행을 찾았다. 새 지폐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김씨는 올 연휴에 만난 조카에게 "현금 대신 카카오뱅크 계좌로 보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또는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과 금융 앱을 이용해 세뱃돈을 간편하게 주고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과거 연휴 직전 은행에서 줄을 서가며 새 지폐를 구하던 모습과 달리 최첨단을 달리는 디지털 금융의 발달로 설날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설날 송금봉투'기능을 활용해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세뱃돈 송금 기능에 어색함을 줄였다. 카카오톡에서 돈을 받을 사람을 골라 세뱃돈 금액을 입력한 뒤 봉투를 지정하면 된다. '설날' 등 문구가 적힌 봉투를 골라 보내면 받는 사람에게는 모바일 봉투에 담긴 돈을 받게 된다. 시중은행의 스마트폰 뱅킹 앱을 이용하면 비슷한 세뱃돈 복주머니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세계 그룹의 간편결제 플랫폼이 SSG페이 내의 'SSG머니 선물하기'를 이용해 세뱃돈을 주는 이용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설을 앞둔 1월 SSG머니 선물하기 일평균 이용자는 지난해 12월보다 32% 증가 추세를 보였다.
모바일 송금 서비스 앱인 토스도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세뱃돈 지원 서비스를 운영한다. 사용자가 '세뱃돈 나눠주기' 링크를 메신저로 지인에게 공유하면, 지인은 세뱃돈을 받고 사용자는 보상금(지인이 받은 세뱃돈의 20%)을 받을 수 있다.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활용이 계속 이어질수록 세뱃돈에 쓰기 위한 새 지폐를 구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 사람이 붐비는 풍경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설 연휴가 월급날이 몰리는 20~25일에 맞물리면서 새 지폐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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