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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풍성하게…눈길 끄는 뮤지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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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 공연이 풍성한 설 연휴다. 검증된 대작부터 관객이 배우와 함께 극을 만들어가는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까지 개성 강한 작품들이 즐비하다.


◆웃는 남자= 2018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EMK뮤지컬컴퍼니가 175억원을 투자해 세계에서 최초로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무대에 올렸다. 투자금만큼 화려한 무대를 자랑한다. 주인공 그윈플렌이 홀로 남게 되는 시작 장면부터 스케일의 크기가 남다름을 느낄 수 있다. 위고는 소설에서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뮤지컬도 신분 차별을 비판하고 평등한 세상의 의미를 강조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주인공 그윈플렌과 데아의 안타까운 사랑이 좀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랑을 표현한 슬픈 바이올린 선율도 인상적이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수시로 무대에 등장해 아름다운 독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으로 이뤄진 뮤지컬 넘버들도 극의 아름다운 매력을 더해준다.

◆아이다= 국내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은 검증된 뮤지컬이다. 1871년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를 디즈니가 1998년 뮤지컬로 제작했다.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와 암네리스의 몸종 아이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의 삼각관계라는 원작 오페라의 틀을 유지하면서 인물의 성격에 주고, 욕망에 가득찬 라다메스의 아버지 등 오페라에 없던 인물을 등장시켜드라마적인 요소를 강화했다. 윤공주, 정선아, 아이비, 최재림, 김우형, 전나영 등 검증된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출동한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아이다 원작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공연이다. 디즈니는 이번 시즌 공연을 마지막으로 아이다 오리지널 버전의 공연을 종료하기로 했다.


◆레베카= 레베카도 2013년 국내 초연 후 이번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스릴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1940년 영화로 만들었고 히치콕에게 유일하게 아카데미상을 안긴 작품이다. 1941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촬영상을 받았다. 또 1951년 제1회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뮤지컬은 200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됐으며 2013년 국내에도 초연해 신드롬을 일으켰다. 덕분에 짧은 기간에 벌써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류정한, 엄기준, 옥주현, 신영숙, 카이, 장은아 등 쟁쟁한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


◆스위니 토드= 복수를 꿈꾸는 잔혹한 이발사 살인마의 이야기다. 조승우, 홍광호, 옥주현 등 강력한 티켓 파워를 지닌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스위니 토드는 2007년 팀 버튼 감독이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 등이 출연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들어는 봤나 스위니 토드'로 시작하는 넘버 '스위니 토드의 발라드(The Ballad of Sweeney Todd)'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와 함께 좀비 같은 복장과 분장을 한 앙상블들이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스위니 토드는 이번 설 연휴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웃는 남자' 공연 장면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웃는 남자' 공연 장면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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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 빅 피쉬 역시 팀 버튼 감독이 2003년 영화로 제작해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뮤지컬은 영화와는 또 다른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주인공 에드워드 블룸이 무대를 가득 채운 노란 수선화를 배경으로 아내 산드라에게 청혼하는 1막 엔딩 장면은 영화의 청혼 장면만큼 아름답고 에드워드 블룸의 죽음을 표현한 2막 엔딩은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판타지의 매력을 더해주는 '퍼펫(배우가 안에 들어가 연기하며 직접 조종하는 인형)'도 인상적이다. 이번 설 연휴에 공연되는 뮤지컬 중 가장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아이언 마스크= '삼총사'로 유명한 19세기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시리즈 중 하나인 '철가면'을 원작으로 한다. 삼총사 이후 약 20년 뒤의 이야기를 다룬다. 삼총사는 모두 은퇴했다. 아토스는 아들 라울이 자신의 뒤를 이어 왕궁의 근위병이 돼 기뻐한다. 포르토스는 아내와 함께 선술집을 운영하고 아라미스는 성직자가 됐다. 달타냥은 왕의 경호대장이다. 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는 달타냥과 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다는 삼총사가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백성을 위한 마음에 힘을 합친다. 삼총사라는 검증된 이야기를 뼈대로 삼총사와는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준다. 신성우, 김법래, 이건명 등 쟁쟁한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의 관록을 느낄 수 있다. 왕인 루이 14세와 그의 쌍둥이 형제라는 이유로 전혀 다른 비참한 삶을 살게 되는 필립 역을 한 명의 배우가 맡아 1인2역을 한다. 이 역을 맡은 산들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보디가드= 화려한 쇼가 돋보이는 공연이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팝스타 레이첼 마론의 쇼로 화려하게 시작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1992년 고(故) 휘트니 휴스턴과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동명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고 2018년 재개봉하기도 했다. 2019년 한국 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김선영과 가수로서 실력이 검증된 박기영, 손승연, 해나가 레이첼 마론 역으로 출연해 '아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 '런 투 유(Run To You)' 등 휴스턴의 명곡들로 공연을 꽉 채운다. 마론이 자신을 지키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와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화려하고 신나는 쇼 장면이 그 아쉬움을 달래준다.

'보디가드' 공연 장면  [사진= CJ ENM 제공]

'보디가드' 공연 장면 [사진=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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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1980~1990년대 홍콩 영화에 빠졌던 세대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 홍콩 누아르 영화 붐을 일으킨 영웅본색 1편과 2편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한 편의 뮤지컬로 만들었다. 영화 원작을 충실하게 구현하기 위해 1000여장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무대 전면에 설치했다. LED를 이용한 무대예술이 한층 발전했음을 느낄 수 있다. 영화의 주연 배우인 고(故) 장국영이 부른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당년정', '분향미래일자'도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위대한 개츠비=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오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도 함께 춘다. 관객들도 공연의 배우가 된듯한 느낌을 갖게 만드는 작품. 배우들의 거친 호흡과 땀흘리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열정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을 바로 코 앞에서 느낄 수 있다. 배우와 함께 춤추고 "이름이 뭐예요?"라는 배우의 질문에 "릴리예요."라는 식으로 능숙하게 대처하는 관객들의 모습에서 다른 공연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말 그대로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 공연이 이뤄지는 공간이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고 배우에 따라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 다만 그만큼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 위험도 있으니 원작 소설의 전체 내용을 숙지하고 가는 것이 좋다.


◆팬레터= 실존 인물인 이상과 김유정, 순수문학단체 구인회를 모티브로 이야기를 만들어낸 창작 뮤지컬이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문인들의 예술과 사랑을 그린다. 주인공 김해진은 히카루라는 이름의 여성이 보낸 편지에 들떠 창작 의욕을 불태운다. 하지만 히카루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흥미로운 반전을 보여준다. 특히 히카루를 등장시켜 김해진을 존경하는 작가지망생 정세훈의 내면의 갈등을 표현하는 2막 장면이 압권이다. 무대 배경을 전통 한옥문으로 꾸미고 그림자를 비춰 캐릭터들의 심리를 드러내는 부분에서 몽환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은은한 선율의 음악도 극의 몽환적 매력을 더해준다.

'팬레터' 공연 장면  [사진= 라이브 제공]

'팬레터' 공연 장면 [사진= 라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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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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