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투자 男 증가 속 네일영양제 68% 성장
숍 대신 집에서 나 혼자 관리
스킨케어·색조·네일로 관심 진화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서울 신공덕동에 사는 싱글남 권모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네일 관리 제품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네일영양제는 물론이고 큐티클이나 각질 정리를 도와주는 기구도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권씨는 "전문 숍을 이용하면 더 섬세한 손질을 받을 수 있지만 비용도 비싸고 아직은 여성들 위주의 공간이다 보니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있어 직접 관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뷰티에 투자하는 남성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집에서 혼자 네일 관리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13일 지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고객 화장품 판매량 중 네일영양제 신장률이 전년대비 6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스메이크업(67%), 올인원(23%), 에어쿠션ㆍ팩트(22%), 립틴트(21%), 클렌징크림(1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남성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품목은 자연스러운 피부 톤 업 기능이 더해진 올인원 제품과 마스크팩, 폼클렌징 등이다. 지마켓 남성 화장품 판매량 상위권에는 비버리힐스, 토소웅, 던롭, 아이오페, 오휘 등 브랜드별 남성 전용 스킨케어 제품들이 올라있다.
그러나 성장성 면에서는 네일영양제 품목이 가장 두드러진다. 남성 전용 제품은 없지만 에뛰드하우스 헬프마이핑거, 케라셀, 라벨영 쇼킹구해줘 등이 인기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여자들만의 문화'로 여겨졌던 네일 관리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 것이 관련 시장 확산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네일숍에서 관리를 받는 남자 연예인들의 모습이 TV를 통해 자주 비춰지면서 이러한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일 관리에 대한 남성들의 수요가 늘면서 남성 전용 네일숍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젤이나 매니큐어를 활용한 화려한 네일 아트가 아닌 손발톱 정리와 스파, 각질관리, 마사지 등의 관리가 주다.
네일숍을 경험했던 남성들은 최소 3만원에서 12만원대까지 지불해야 하는 '숍 관리'를 집에서 간편하게 흉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셀프 네일관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스킨케어에서 피부 톤 관리 제품 사용에 그쳤던 남성들의 뷰티에 대한 관심이 색조를 넘어 네일 관리까지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남성들이 남성 전용 화장품이 아닌 여성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여성용 스킨케어 제품과 향수, 색조 화장품을 넘어 네일 관리용 제품까지 뷰티 전 영역에 걸쳐 '젠더 뉴트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마켓 남성 화장품 담당 MD는 "영업직,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남성들을 중심으로 미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아졌고 관련 용품 시장서도 남성 전용 제품이 아닌 여성 전용 제품을 구매하는 비중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뷰티에 투자하는 남성이 늘면서 남성 전용 화장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비레디는 지난해 9월 첫 출시 이후 연간 매출 목표치를 출시 3주 만에 달성했다.
애경산업 의 스니키는 지난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이 2018년 하반기 대비 346.1%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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