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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여객기 격추냐 아니냐...서방 vs 이란 대립 격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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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영국 "이란 지대공미사일에 의해 격추"
이란 당국, "심리전"이라고 일축, 블랙박스는 "못준다"

지난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보잉 737-800 기종 여객기가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란 당국은 기체결함으로 추락했다 밝혔으나,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서방에서는 이란군이 우발적으로 쏜 지대공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고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보잉 737-800 기종 여객기가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란 당국은 기체결함으로 추락했다 밝혔으나,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서방에서는 이란군이 우발적으로 쏜 지대공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고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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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이란 테헤란에서 이륙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미국과 이란의 대결 구도를 '서방 대 이란'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서방국가들이 일제히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이란의 지대공미사일에 피격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럽의 주요 항공사들은 미사일 격추설에 따라 이란 항로를 취소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런 주장이 비논리적이라고 반박하면서 정확한 사고원인 조사를 위해 서방 각국에 조사관 파견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작 항공기 블랙박스는 절대 넘겨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며 "캐나다 자체 정보당국과 동맹국들로부터 확보한 다수의 정보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사고로 176명이 모두 사망한 우크라이나 비행기에는 이란계 캐나다인 6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도 이날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는 증거가 있다"며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설에 대해 "나는 의심을 갖고 있다"면서 "다른 쪽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며 이란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CNN은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 첩보위성이 포착한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러시아제 SA-15 지대공미사일 2대를 맞고 격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9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에 나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트뤼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 미사일에 격추됐으며 증거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에 나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트뤼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 미사일에 격추됐으며 증거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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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항공사들도 이란의 미사일 격추설이 나옴에 따라 테헤란행 항공편을 일제히 취소하고 나섰다. CNN에 따르면 오스트리아항공과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는 이날 테헤란행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테헤란으로 향하던 루프트한자 항공기는 테헤란 항로 취소 결정에 따라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회항했다. 네덜란드 KLM항공, 에어프랑스,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 항공 등도 자체적으로 이란 영공을 피해서 운항하기로 했다.


이란은 서방국가들의 격추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란 정부는 해당 여객기가 떨어진 테헤란 일대와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공격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케르만샤 지역과는 500km 이상 떨어져있으며 미사일 발사 후 5시간이 지난 뒤 여객기가 추락한 만큼 미사일 격추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도로ㆍ도시개발부 장관은 "기계적 결함이 사고원인"이라며 "격추라면 여객기가 공중에서 폭발했어야 하지만 불이 먼저 붙은 뒤 지면에 떨어지면서 폭발했다"고 강조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공항에 마련된 여객기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추모 빈소에 헌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공항에 마련된 여객기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추모 빈소에 헌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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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서방의 갈등은 블랙박스가 정점이 될 전망이다. 이란정부는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사고의 열쇠를 쥐고 있는 블랙박스는 미국 측에 절대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알리 아베자데 이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회장은 "미사일 격추설은 비논리적"이라면서 "우리는 블랙박스들을 항공기 제작사나 미국인들에게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도 "이 모든 보도들은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이라고 비난했다.


이란은 블랙박스를 넘기지 않는 대신 조사관 파견을 줄기차게 요청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사고 여객기의 제작사인 보잉사와 함께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도 조사관 파견을 요청했다. 압바스 무사위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소셜네트워크(SNS)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국민을 잃은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한 모든 정부는 소지하고 있는 정보를 이란의 사고조사위원회에 넘겨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NTSB측은 위험한 국가에 조사관을 파견할 수 없다며 이란 측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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