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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에너지 효율, 이제 제1의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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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세계에너지협의회 명예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세계에너지협의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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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새해 벽두부터 미국과 이란이 요란한 파열음을 내는 가운데 걸프해역에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저유가가 유지되던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연일 유가가 들썩이고, 세계 경제도 함께 휘청대고 있다. 만약 중동 석유의 최대 교역로인 호르무즈해협이 장기간 봉쇄되는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른다면 석유 파동이 재현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지금의 중동 사태가 유가 폭등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하강 국면에 접어든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 치명상을 입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2008년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까지 폭등한 직후 세계 경제 위기가 찾아온 것처럼 말이다.

세계 에너지시장에 돌발 상황이 생길 때마다 에너지의 95%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간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석유 비축 시설을 확장하는 등 에너지 안보 강화에 공을 들여왔지만 중동 석유 의존도는 여전히 70%를 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더욱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원전, 신재생에너지 등 비화석 연료 비중을 확대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종종 간과하는 것이 바로 에너지 효율 개선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세계 경제 규모는 2배 이상 커졌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5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단순 계산으로 41%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에너지 수입국들은 외화 지출을 줄였고 가정,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 탄소, 미세먼지 등 오염원 배출을 줄여 환경에 대한 부담도 완화한 셈이다.

에너지와 환경 분야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 감축의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두 가지 수단이 에너지 효율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라고 보고 있다. 지구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세계 경제 규모가 2배 이상 커지더라도 에너지 사용량은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이 기반 위에서 화석 연료를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는 만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년 에너지 효율이 3%가량 개선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1%대 개선에 그치고 최근 수년간은 개선 폭도 줄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저유가로 동기 부여가 약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정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2017년 에너지원 단위를 기준으로 한 에너지 효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33위에 불과했다. 역설적이지만 에너지 효율이 낮다는 것은 아직 개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 같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은 첨단 기술들과 에너지 기술의 융ㆍ복합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실현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이미 가정, 빌딩, 산업 현장에서 AI, IoT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솔루션들이 쓰이고 있다.


에너지 효율 개선은 다른 어떤 에너지원보다 비용 면에서 저렴하고 가장 친환경적이며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과거 에너지 효율을 '제5의 에너지'라고 불렀으나 이제는 '제1의 에너지'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에너지 효율 분야는 앞으로 그 비중이 더욱 확대되는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으면 AI, 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에서 앞서 있는 우리나라가 매우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세계에너지협의회 명예회장)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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