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이 카카오를 '콜'했다...모빌리티 법인시장 '후끈'

모빌리티업계, B2B시장 영역 확장
회사 업무용·고객 접대용 제공…지자체·군부대에도 인기
카카오 기업고객 2년새 9배…기업은 세금절감 효과까지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최근 신상품 출시 행사에서 VIP 고객 의전 차량으로 '카카오 블랙' 200여대를 공급했다. 기존에는 렌터카 업체를 통해 차량을 확보했지만 이번에 처음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전문교육을 이수한 기사들이 운전하는 고급 세단이 제공되자 VIP 고객들은 크게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법인차량 대신 카카오나 쏘카 차량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들의 법인차 운영 방식이 고도화하고 있어서 기업 고객 입장에서도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쏘카는 기존 개인고객 대상인 B2C 서비스에서 B2B(기업 간 거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모빌리티 B2B 시장 2년새 9배 성장=8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T for 비즈니스'는 가입 기업 숫자가 2년새 9배나 증가했다. 서비스 출시 당시인 2018년 2월 계약된 기업은 400곳이었지만 현재 3700개사가 가입되어 있다. 외근이 많은 유통업계나 컨설팅, 건설사들이 주된 고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그동안 B2C 사업을 위주로 하다가 2018년부터 B2B 서비스를 출시했고, 올해 더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이 '카카오T for 비즈니스'를 계약하게 되면 3가지 서비스(업무택시,업무대리,업무블랙)를 제공받을 수 있다. 업무택시의 경우 출ㆍ퇴근이나 외근용으로 주로 사용한다. 야근할 때 복지 차원에서 업무택시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업무 대리는 주로 영업목적으로 고객 접대용에 쓰인다. 고급 모델인 카카오 블랙은 대부분 의전용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A기업은 신규 입사자가 카카오 블랙을 타고 첫 출근하게 하는 복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B기업은 임직원이 결혼하면 웨딩카로 카카오 블랙을 제공한다.

쏘카 비즈니스 역시 기업 고객이 늘고 있다. 쏘카 비즈니스는 법인 회원으로 가입하고 법인카드를 등록하면 해당 회사 직원들이 전국에서 쏘카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쏘카에 따르면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2018년 신규 추가 가입사가 4346개에서 2020년 현재 기준 6949개로 증가했다.

쏘카의 경우 업무상 장거리 이동이 잦은 지방자치단체와 군부대에서 인기가 높다. 해군본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군무원들의 업무에 쏘카를 이용하고 있다. 호응이 좋아 올해부터는 전 해군부대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고객 입장에선 세금 절감효과 커=모빌리티의 법인시장이 커진 데는 기업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한 몫 한다. 운전기사 월급, 주차요금, 차량유지비용 등 운영비 절감이 될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제공하는 세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업무택시를 사용할 경우 도시교통촉진법 36조에 따라 건물주에게 부과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최대 20%까지 감면 받을 수 있다. 실제로 C기업의 경우 카카오T 업무택시 이용으로 연간 1억8000만원의 세금을 할인받고 있다.

쏘카 비즈니스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세금 혜택을 받는다. 서울시의 경우 기업이 회사 주차장에 쏘카 차량 일부를 확정해놓으면 '나눔카 이용'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나눔카 주차면을 1면 이상 제공하거나 나눔카를 이용할 경우 교통유발부담금 10%를 할인해준다.

이 때문에 기업 고객이 더욱 빠르게 늘 것으로 모빌리티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T for 비즈니스'는 다양한 형태의 기업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쏘카 비즈니스도 매달 법인 고객을 위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업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출범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업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게 되면 이동거리나 이용내역에 대한 증빙이 자동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개인이 별도의 작업을 하지 않아도 정산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