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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밤…내 잠도둑 너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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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환자 59만명 5년새 30% 껑충
정신생리성·수면무호흡장애·하지불안증후군 등 3가지 원인
주 3회, 3개월 이상 지속 '만성불면증'
자아붕괴·면역력 저하·치매 등 위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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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제프 베조스와 마윈. 아마존과 알리바바라는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IT 기업을 창업하고 이끈 인물이다. 공통점은 또 있다. 충분히 잤다는 점이다. 베조스는 '8시간 수면'을 삶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으며, 마윈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 때 충분히 자고 일어나 새 출발하는 심정으로 일했다고 한다. 푹 자고 일어났을 때 느낄 수 있는 상쾌한 기분은, 이런 딱딱한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거칠게 요약하면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은 나머지 3분의 2를 위해서라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석현 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잠은 건강을 회복시키는 한편 신체 내부의 체온ㆍ화학적 성분의 평형을 조절하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 정상체온조절, 에너지 보존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오래 못 자게 하면 자아붕괴나 환각, 망상이 생길 수 있으며 동물실험에서는 피부손상, 음식섭취 증가, 체중 감소, 체온 감소, 사망 등의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불면증환자, 5년 새 30%↑

잠이 중요한 건 대부분 알지만 제대로 푹 자는 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불면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4년 46만1790명에서 2018년 59만7529명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공부나 일에 쫓겨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환경적 요인이나 신체ㆍ건강상의 이유로 수면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도 상당하다. 이른바 수면장애다.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차성 불면증 외에도 갑자기 쏟아지는 잠을 못 참는 기면증, 코콜이와 동반하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후군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어린 아이의 경우 자는 도중 갑자기 깨어 울거나 소리를 지를 때가 있는데 야경증으로 수면장애의 일종이다.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것, 새벽에 너무 일찍 깨어 다시 못 자는 증상 자체를 말한다. 그로 인해 낮에도 수시로 졸리고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퇴, 무기력 등이 동반된다. 불면증이 주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불면증으로 본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중년 이후 불면증의 경우 특별한 원인이 없이 뇌가 예민해져서 잠들기 어려워하는 정신생리성 불면증, 코골이ㆍ무호흡으로 자주 깨는 수면무호흡장애에 의한 불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또는 다리떨림에 의한 불면증 등 크게 3가지 정도를 원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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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도중 잠깐 스마트폰도 금물
액정LED 광선이 시신경 자극해
수면유도호르몬 '멜라토닌' 분비 억제

통상 나이가 들수록 잠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최근 수년간 불면증 환자가 가파르게 늘어난 데는 사회가 고령화된 영향이 있다. 아울러 청소년ㆍ청년이나 소아까지 불면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적 요인도 상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도 많지만 불면증으로 인한 수면부족은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위험하다.


노성원 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 환자의 10% 정도가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십년까지 만성불면증으로 고통받는다"면서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염성 질환이나 암에 걸릴 위험을 높이고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손상을 줘 기억을 떨어뜨리고 치매에 걸릴 확률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자는 도중 새벽에 일어나 스마트폰을 보는 사소한 행위도 잠을 방해하는 행위다. 빛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시신경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멜라토닌 분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샘에서 분비되는 수면 유도 호르몬으로 잠들기 2~3시간 전부터 혈중 내 퍼져나가 자는 동안 계속 높은 혈중농도를 유지한다.


이후 새벽에 해가 뜨기 전 빠른 속도로 농도가 떨어지면서 잠에서 깬다. 잠을 잘 자기 위해 멜라토닌을 따로 사서 먹는 이도 있다. 불면증을 더 낫게 한다는 근거는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은연 교수는 "스마트폰 액정의 LED 광선이 눈으로 들어가서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게 되므로 자는 도중 일어나더라도 스마트폰을 켜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생활습관만 바꿔도 잠에 도움..수면제 처방보다 생활습관 먼저 개선
취침·기상시간 규칙적으로 지키기..잠들기 전에 과식·커피·담배 피해야
자려는 노력도 금물, 불안은 숙면방해

불면증 치료를 위해서는 감기약 성분으로 쓰는 항히스타민제 같은 수면유도제를 쓰거나 따로 수면제를 처방받는다. 비약물치료도 다수 의사들이 권하는 방식이다. 자신도 모르게 생긴 생활습관이나 행동방식이 수면장애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면위생이라는 생활수칙도 그중 하나다. 취침ㆍ기상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는 한편 잠들기 전 과식하지 않기, 걱정거리가 있다면 종이에 쓴 후 아침에 보기, 커피나 담배ㆍ탄산음료 같은 각성 효과를 내는 것들 멀리하기 등이 꼽힌다.


불면증이 있다면 알람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둔 채 시계도 안 보는 게 좋다. 새벽에 깨서 시계를 보고 지금껏 잔 시간, 앞으로 잘 시간을 계산하다 보면 잠이 깨기 때문이다. 침대나 잠자리에서 과하게 뒤척이는 것 역시 우리 뇌로 하여금 자는 곳이 아니라 잠을 뒤척이는 곳으로 학습하게 할 여지가 있어 피해야 한다. 노성원 교수는 "잠을 못자면 어떻게 하나 불안해지고 쫓기면 오히려 잠이 들지 않는다"면서 "불면증 환자에게 가능한 한 오래 깨어있도록 지시하면 불안증상이 줄어 오히려 쉽게 잠이 든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현ㆍ노성원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 서울아산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정석훈ㆍ이상암 교수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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