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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끈 사라진 마트 자율포장대…"테프는 어디있스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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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자율포장대서 사라진 테이프·끈
수하물로 부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 '난감'
국내 소비자들도 불만 표출 "탁상행정"
젊은 소비자 발빠르게 대응, 마트 직원들 '반색'

테이프·끈 사라진 마트 자율포장대…"테프는 어디있스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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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2일 오후 서울 중구의 롯데마트 서울역점. 김과 라면 등을 한가득 사들고 자율포장대 앞에 서있던 일본인 관광객이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윽고 마트 직원에게 다가간 그는 어눌한 한국어로 "테프가 어디있스무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마트 직원은 머리 위에 일본어와 영어 등으로 '포장용 테이프ㆍ끈 제공이 중단됩니다'라고 적혀있는 안내문을 가리켰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1일부터 자율포장대에 종이 박스만 남기고 테이프와 끈을 모두 없앴다. 지난해 8월 환경부와 맺은 자율협약에 따라 실시된 조치다. 마트를 찾은 고객들은 사라진 테이프와 끈을 찾으며 우왕좌왕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이 커졌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마트에서 구입한 상품을 수하물로 부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를 포장할 도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경우 전체 고객의 약 70%를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철도가 위치해 있는 서울역 특성상 이곳을 찾아 상품을 구매한 뒤 곧바로 공항으로 가려는 관광객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김, 라면 등은 상대적으로 부피가 커 상자 포장이 필수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마트 직원들과 언어적 소통도 어려워 사라진 테이프에 더욱 난감함을 표했다.

2일 오후 롯데마트 서울역점 자율포장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구입한 물건을 상자에 담아 포장하고 있다.

2일 오후 롯데마트 서울역점 자율포장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구입한 물건을 상자에 담아 포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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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2일 서울 용산구의 한 마트에서 만난 박모(62)씨는 "테이프 조금 줄인다고 해서 무슨 환경보호가 되겠냐"며 "소비자들 불편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마트ㆍ홈플러스 등에선 56ℓ대용량 장바구니를 3000~4000원 가량으로 대여하거나 판매하는데 이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주부 정모(52)씨는 "재사용 장바구니라고 하지만 장바구니를 몇천원에 구입하라고 하면 주부 입장에선 선뜻 구입하기 어렵다"며 "다시 테이프를 비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젊은 소비자들은 이번 조치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사용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를 찾은 윤모(31)씨는 "플라스틱 빨대도 사라지는 시대이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다"면서 "상자 포장이 꼭 필요한 제품들은 온라인으로 주문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마트 직원들도 이번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마트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박모(61)씨는 "테이프, 끈 쓰레기를 치우고 새 테이프 가져다 달라는 민원도 적지 않았는데 잘됐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생활폐기물을 상당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마트 3사에서 연간 사용하는 포장용 테이프와 끈은 658t으로 상암구장(9126㎡) 857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정부는 단계적으로 1회용 포장재, 비닐봉지 등 사용량을 줄여 나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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