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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의 가을귀]'영화굴기' 광폭 행보…할리우드 넘보는 찰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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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ㆍ현직 베이징 특파원 열두 명이 쓴 '트렌드 차이나 2020'
"영화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최고 나라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

[이종길의 가을귀]'영화굴기' 광폭 행보…할리우드 넘보는 찰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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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현재 세계 영화시장 규모는 450억달러(약 52조5150억원).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5억달러다. 미국과 캐나다의 125억달러를 바짝 추격했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은 2022년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부상할 수 있다.


이미 북미 시장을 뛰어넘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중국의 영화관 스크린 수는 5만2000개. 북미의 5만5000개보다 적지만 2006년 5000개에서 열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만 하루 25개씩 늘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제작 편수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미국의 500여 편보다 200여 편 많은 700여 편을 만들었다.

중국의 유명 배우이자 감독인 천페이스는 "중국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 안팎에 이른다"며 "일반적으로 이 수준이면 문화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영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관객이 영화관을 찾게 되리라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전ㆍ현직 베이징 특파원 열두 명이 쓴 '트렌드 차이나 2020'은 이런 고속성장의 동력으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꼽는다. 대표적인 예가 저장성에 있는 세트장 헝뎬영화성이다.


"축구장 60배인 36㎢ 부지에 자금성, 아방궁 등을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영화 촬영에 필요한 것들이 넘쳐난다. 예컨대 2200여년 전 춘추전국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사극에 필요한 소품이 수십만 개, 단역 배우도 4만명에 이른다."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는 2000여 편. '미션 임파서블3(2006)', '미이라3(2008)' 등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작품들도 여기서 제작됐다. 둥팡잉두, 베이징의 화이러우영화산업 시범구 등도 헝뎬영화성 못지 않은 규모와 시설로 중국 영화산업의 전초 기지로 자리를 잡았다.


영화 '특수부대 전랑2' 스틸 컷

영화 '특수부대 전랑2'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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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으리한 세트장에서 만들어지는 대다수 영화는 사회주의 윤리의식을 내포한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장려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는 제작환경 통제와 당국의 심의ㆍ검열 강화는 중국 영화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조선족 출신 장률 감독은 "체제 유지에 영화를 통한 선전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영화를 거국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질적인 면이라면 몰라도 양적인 면에서 발전하지 못하면 말도 안 된다"며 "앞으로도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렇다고 해마다 중국 전역에서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인력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이른바 신생대(新生代) 감독들은 디지털 시대의 영상미학을 작품에 과감히 반영하고 있다. '은메달리스트(2009)'의 닝하오와 '초한지: 영웅의 부활(2011)'의 루촨이 대표적인 예다. 다양한 관점과 자유로운 형식을 추구하면서 관객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한다.


영화 '그레이트 월' 스틸 컷

영화 '그레이트 월'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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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10년대 들어 영화 수출 활로도 넓혔다. '특수부대 전랑2(2016)', '그레이트 월(2016)' 등으로 해외에서 42억위안(약 7009억원)을 벌어들였다. 최근에는 카자흐스탄과 전기영화, 이란과 코미디영화, 인도네시아와 재난영화를 각각 공동 제작했다. 작품성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요즘 중시되는 대외 교류ㆍ협력에 주안점을 둬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트렌드 차이나 2020'은 이런 흐름이 내년에 한층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할리우드 톱 배우들이 '찰리우드'에 눈길을 주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질적인 면에서는 당장 미국을 넘지 못하더라도 양과 영향력에 관한 한 수년 내 영화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최고 나라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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