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크리스마스 카드에 "도와줘"…테스코, 中강제노역 논란에 카드 공급 중단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에서 홍콩인권법과 위구르인권법이 통과된 이후 중국의 인권 문제가 전 세계 곳곳에서 재부각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 남부 투팅에 사는 6살 소녀 플로렌스 위디컴은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기 위해 테스코에서 산 카드 박스를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귀여운 고양이 모양의 카드에는 강제노역을 주장하는 글이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카드 속에는 "우리는 중국 상하이 칭푸 감옥에 수용돼있는 외국인 수감자들이다. 우리의 의지와 달리 강제 노역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를 도와달라. 인권단체에 이를 알려달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플로렌스의 아버지인 벤 위디컴은 이 카드 내용을 선데이타임스 전 기자이자 칭푸 감옥에서 23개월간 투옥됐던 피터 험프리에 제보했고, 험프리가 외국인 수감자들과 최소 2년간 투옥해온 동료 재소자에게 연락해 이 수감자들이 테스코 카드 제작 등에 연관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선데이타임스는 전했다.


보도 직후 테스코 측은 성명을 통해 즉시 해당 공장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매장에 비치해뒀던 카드들은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테스코는 "우리는 죄수의 노동력 사용을 혐오하며 우리 공급망에 이 같은 일이 있었다는 걸 용인할 수 없다.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중국의 해당 공급업체는 지난달 자체 검사를 통해 죄수 노동력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테스코는 그러나 만약 이 같은 규정을 어겼다면 해당 업체를 즉각 영구적으로 배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내 수감자들이 강제노역 중이라는 메시지를 내보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2017년 영국 에식스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마트에서 구매한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행운과 행복을 빈다"면서 광저우 교도소 6구역에서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4년에는 북아일랜드에 사는 한 여성이 새로 산 바지 주머니 속에서 후베이성의 한 교도소에 있는 수감자가 "감옥에서 하루에 15시간 동안 수출용 옷을 만들고 있으며 우리가 먹는 음식은 개나 돼지에게도 주지 않을 정도"라고 적은 쪽지를 발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중국 구금시설에서 강제 노역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산 면을 사용하는 독일의 아디다스, 스웨덴 H&M 등 일부 글로벌 의류업체들이 중국 신장 위구르족의 강제 노역으로 만들어진 자재를 사용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는 최근 홍콩시위를 계기로 다시 한번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는 홍콩, 신장위구르족 등에서의 인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22일 홍콩 시위대는 시위에서 처음으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독립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쳤다. 국제 사회에서 인권 탄압 의혹을 받는 위구르 문제와 홍콩 시위를 연계해 중국 당국을 더욱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13일에는 아스날 소속 유명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신장위구르족은)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며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중국 공산당을 겨냥해 "인권 침해는 숨길 수 없는 것"이라며 지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 등의 이 같은 압박에 "내정 간섭"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홍콩, 신장, 티베트 관련 사안에 대해 "미 정부의 부정적인 언행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행동이 내정 간섭이며 양측 간 상호 신뢰와 협력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 측은 신장위구르 수용시설에 대해서는 강제 수용소가 아닌 직업훈련소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