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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2020년 주택시장, 팻테일리스크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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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2020년 주택시장, 팻테일리스크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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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택시장을 향한 규제는 촘촘한 그물망이다. 대출, 조세, 청약, 전매, 공급까지 집값을 잡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규제 카드를 거의 사용했다. 서울 27개동을 대상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까지 핀셋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 집값은 오히려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잠잠하던 지방 집값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하락세를 보이던 경기 일부 지역의 집값이 상승 전환하고 상승 폭도 키워가고 있다.


과거 경험적으로 보면 정부가 규제 정책을 발표하면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하락 전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고 한 달이 지났지만 오히려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적인 정책 효과조차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강력한 규제 속에서 거래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뭘까. 주택시장에 '팻테일리스크(fat tail risk)'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팻테일리스크는 통계학의 정규분포에서 나온 말이다. 정규분포란 평균값을 중심으로 종 모양으로 배치돼 가운데가 두껍고 꼬리 부분은 얇아 평균값이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태다. 즉 평균에 근거해서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해도 맞힐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전망에 용이하다. 그러나 팻테일은 정규분포와 달리 꼬리 부분이 두꺼운 모양을 형성한다. 꼬리가 너무 뚱뚱해서 평균에 집중될 확률이 낮아지고, 평균에 근거해서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하면 맞힐 확률보다 틀릴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 즉 예측할 수 없는 이례적이고 극단적인 변동성이 자주 나타나면서 예측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연출된다.


최근 서울 주택시장은 정부 규제가 지속되면서 가격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고 있다. 1년을 평균으로 계산해보면 큰 수치는 아니지만 워낙 변동성이 커 사람들은 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느낀다. 평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또 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거래되는 몇몇 주택의 현상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이 연출되는 서울 아파트시장은 팻테일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물망 같은 규제가 촘촘히 덮으면서 서울 아파트시장은 예측 불가한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부동산 관련 의사결정을 할 때 사람들은 좀 더 신중해져야 한다. 잘못 선택하면 파국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서울 주택시장은 많은 쟁점을 안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중 유동성, 대출 규제와 주거 이동 제약, 조세 부담과 다주택자의 고민,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 주택과 청약 쏠림, 정비 사업 규제와 서울 주택 공급 부족, 신도시 30만가구 공급 계획과 토지보상금, 2030 광역교통망 계획과 접근성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 이러한 이슈들이 모두 쟁점화될 수 있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결과가 만들어지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


팻테일리스크가 잠재된 시장에서는 리스크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2020년 주택시장에 어떤 리스크가 있고 얼마나 자주 발생할지, 영향력은 어느 정도나 될지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에 근거해 분석하고 진단해야 한다.


2020년에도 가격 상승을 경계하는 정부와 시장이 타협점을 찾는 과정에서 시장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1990년대생이 30대에 진입하고 1960년대생이 60세가 되면서 신중년이 확장되는 시기로 수요가 달라진다. ICT와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예측 불가한 공간 변화도 10년간 펼쳐질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평균의 시대는 끝났고, 뚱뚱한 꼬리의 현상들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팻테일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알 수 없는 뚱뚱한 꼬리를 준비해보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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