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취약해 코리아디스카운트
美엔론·리먼브러더스 등 관리실패로 무너져
박천웅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한국협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장회사의 기업 거버넌스 투자자 매뉴얼'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문채석 기자)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장항진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한국협회 부회장은 11일 "재벌 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거버넌스(지배구조)가 취약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부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장회사의 기업 거버넌스 투자자 매뉴얼'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재벌이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형태의 기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엔론과 월드컴, 리먼 브라더스 등이 거버넌스 관리에 실패해 무너진 사례"라며 "세계 수준의 기업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려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항진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한국협회 부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장회사의 기업 거버넌스 투자자 매뉴얼'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문채석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세계가 높은 수준의 책임투자인 '환경·사회·거버넌스(ESG)' 투자 전략을 강조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도 재벌 대기업 위주의 경영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거버넌스(G)'는 '환경(E)'을 생각하고 '사회(S)'의 공감과 인정을 받는 '착한 기업'을 위한 첫 단계인데도 불구, 한국은 이마저도 미진한 상태다.
박천웅 CFA 한국협회장은 "기업 거버넌스 분야를 투자분석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은 더 이상 생소한 현상이 아니다"면서 "한국이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채택하고 ESG 요인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젠 거버넌스도 기업 투자 분석의 필수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상장사는 영어로 등록된 회사(listed company)라고도 쓰지만 공개 기업(public company)이라고도 쓰는데 이런 공적인 기업이, 소유권도 아니고 경영권까지 세습을 하는 것은 대단히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기업 거버넌스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영권 승계'다.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거버넌스 취약 국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12월 아시아지배구조협회(ACGA)의 조사를 인용해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가 아시아 최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아시아 12개국 중 9위에 그치면서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겨우 제쳤다.
김 대표는 "워런 버핏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버핏의 15가지 경영 원칙에 따라 매년 주주서한을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주주들과 적극 소통하는 모범 기업인데, 한국 기업들도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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