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우중 장례 첫날 조문행렬 "고도성장기 대표 경영인…韓경제 공헌"(종합)

'대우맨'들 "韓경제발전 기여한 분…세상사람들 인정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의선·조원태·정용진 등 재계인사도 조문 잇따라 "안타깝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10일 오전 조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수원=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김지희 기자]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장례 첫날엔 고인을 추모하는 전직 대우그룹 관계자, 재계 인사, 정·관계 인사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김 전 회장에 대해 "고도성장기를 대표하는 기업인"이라며 "우리 경제성장에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1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장례식장 지하 1층 1호실에 마련된 김 전 회장의 빈소엔 장례절차가 시작된 오전 10시 무렵부터 본격적인 조문행렬이 시작됐다.

장례는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조촐하고 소박하게 치러졌다. 빈소엔 문재인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보낸 조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대우맨들 "김우중, 위대한 기업인이자 애국인" = 장례절차가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고인과 대우그룹 경영을 함께한 이른바 '대우맨'들이었다. 첫 조문자인 박형주 아주대학교 총장을 시작으로 대우그룹 전직 관계자들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은 "김 전 회장은 가족이자 큰 스승"이라면서 "그 분 만한 위대한 기업인이지 애국인은 흔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경훈 전 ㈜대우 회장도 "그는 다른 이들이 가질 수 없는 안목으로 세계경영을 시작, 대국 뿐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 중동을 누빈 분"이라면서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어느 기업인들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해 왔다. 이 모든 것이 후세대를 위한 우리의 희생이었다. (모두가) 그런 마음을 갖고 일하지 않았나 싶다"고 회고했다.

대우맨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대우그룹과 관련한 회한도 숨기지 않았다. 배순훈 전 대우전자 사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정부와 대우가 잘 탕협해 부채를 줄였으면 해체 수순까진 밟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김 전 회장은 한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한 분인데 세상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재계 "고도성장기 대표…경제성장 공헌" = 빈소엔 고인과 기업경영 활동을 함께 한 재계인사들의 발걸음도 계속됐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부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차례로 조문했다.

김 전 회장 내외와 종종 골프를 치며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빈소를 찾아 1시간 가량 빈소를 지키기도 했다.

오후 3시께 빈소를 찾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예(禮)를 갖추기 위해 왔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조문 후 울먹이면서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이 후세대 경영인에게 큰 힘이 됐다는 전언도 있었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고인이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 먼저 진출해 기틀을 잡으면서 롯데도 (그 이후) 해외로 진출 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오후 6시께 빈소에 모습을 드러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김 전 회장은 우리나라 초고속 경제 성장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우리 한국 경제가 오늘날 이 수준까지 올라오는 데 매우 큰 공헌을 하신 분"이라면서 "좋은 회사들이 (그룹 내) 많았는데 일시적으로 어떻게 되는 바람에 무너지게 돼 (참) 안됐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정·관계에서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이 조문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으로 김 전 회장의 빈소를 방문한 인원은 2700여명에 이른다.

한편 김 전 회장의 영결식은 오는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치러진다. 장지는 김 회장의 모친 선영이 있는 충남 태안군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