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대시험·막말 공세, 美 유엔 안보리 소집 우회 경고
에스퍼 미 국방은 "전쟁벌어지면 승리 자신"
리수용 "자업자득 현실 받아들여야"

도발에 안보리 응수‥연말 시한 앞두고 北美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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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북한의 중대 시험을 계기로 북ㆍ미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칫 '강대강' 구도로 이어지며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2018년 이후 유지돼온 양국 관계가 재차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말 협상시한을 앞두고 북ㆍ미 간 전운이 감도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한 논의를 요구한 것은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연쇄 발언 직후 이뤄졌다. 미국은 북측이 지난 8일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했다고 밝힌 직후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양한 옵션이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유엔을 통해 전격적 강수를 두고 나섰다.

미국의 안보리 소집 요구는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본격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협상의 판을 깰 도박을 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회의를 공개키로 한 것도 북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보리 회의 소집이 당장 추가 제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북한이 희망하는 대북 제재 해제가 아니라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공개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미사일 도발에도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자제해왔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미국은 이에 동참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은 특히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뒤늦게 공개하는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미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에스퍼 장관의 지난 7일 발언에는 "전쟁이 벌어진다면 이길 것으로 확신하며, 몇 주 전에 한국에서 지휘관들과 함께 작전을 검토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에스퍼 장관은 "최선의 길은 정치적 합의이며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언급하면서도 "협상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결과는 다시 전쟁 위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북의 오판을 경계했다.


북측은 연일 대미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미국 정부의 업무 개시 시간에 맞춰 담화를 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얼마 안 있어 연말에 내리게 될 우리의 최종판단과 결심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고 했다.


지난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 북ㆍ미 협상 결렬 이후 북한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명의로 담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담화는 앞서 북ㆍ미 협상을 주도했던 군 출신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인신공격에 가까운 막말 담화를 내놓은 지 4시간30여분 만에 나왔다.


외교관 출신인 리 부위원장이 나서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에 대해 강력히 대응은 하되, 다소 수위를 낮춘 담화를 통해 대화의 여지는 남겨둔 것으로 해석된다. 리 부위원장은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리수용의 담화는 외형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는 심리전의 성격이 있다"면서도 "외교관 출신답게 양측이 일시적으로 다른 길을 가더라도 차후 같은 길의 기회도 염두에 두면서 양 정상 간의 말폭탄에 의한 불신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ㆍ미 갈등이 되살아 나며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도 관심이다.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에 동참할 경우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압박에 적극 나설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백악관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9일 백악관이 밝힌 것도 이와 연계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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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북ㆍ미 간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계속하면서 인내를 가지고 대화 교착 상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면서도 북ㆍ미 대화 재개를 위한 미국의 선제적 조치를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김동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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