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간사이공항은 대표적인 인공섬입니다. 이제는 이런 바다를 매립해 만드는 인공섬이 아닌 플로팅 형태의 대규모 떠있는 인공섬이 주력이 될 전망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구 온난화로 점점 물에 잠겨가고 있는 지구를 구출할 방법은 없을까요?
극지방의 빙하만 다 녹아도 해수면 높이는 60m 정도나 올라갈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정도면 해발고도가 낮은 해안지대는 거의 침수된다고 봐야 합니다. 한국의 경우 2100년을 전후해 서해안지역 일대 항구도시들과 서울 대부분 지역도 침수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문제는 해수면 상승이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세계의 해수 온도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예상보다 해수면 상승이 더 빨라지면 인류가 재앙에 대처할 시간도 부족해집니다.
[물에 잠기는 지구-①온실가스와 환경난민] 편에서 오는 2050년 세계 인구는 100억명에 달하고, 1%를 넘는 1억400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환경난민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곳, 새로운 거주공간의 필요성으로 등장한 대안의 공간이 '부유식 인공섬'입니다.
인공섬이 바다를 막거나 매워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육지로 만든 것이라면, 부유식 인공섬은 바다 위에 떠있는 섬을 말합니다. 초호화 유람선처럼 바다 위를 돌아다니지는 못하지만 바다 위에 떠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유식 인공섬 건설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네덜란드입니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의 건축물은 70%가 간척지 위에 세워져 있는 세계 최대의 수상도시입니다. 하구에 둑을 쌓고 나무 기둥과 벽돌 등을 이용해 만든 도시가 암스테르담입니다. 이 도시는 100㎞에 달하는 운하와 이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1500여 개나 됩니다.
네덜란드의 수상가옥단지 계획도. 이런 수상가옥의 규모가 대형 삼각 플로팅 속에 만들어져 떠 있다면 어떨까요?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부유식 인공섬이 미래의 주거지가 될 수 있을까요? [사진='Schoonschip 프로젝트' 홈페이지]
원본보기 아이콘이제는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도시 건설을 시도한다고 합니다. 네덜란드 해양연구소는 거대한 삼각형 모양의 플로팅 모듈 87개를 연결한 지름 약 5.1㎞의 부유식 인공섬 건설을 계획 중입니다.
하나의 큰 배처럼 거대한 섬이 아닌 여러 개의 작은 섬을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인공섬이 파도와 함께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하나로 만들 경우 잔잔한 파도 위에서 움직임은 적지만, 큰 힘이 가해질 때마다 섬 자체가 받는 힘이 커져 폭풍이나 파도가 거세게 몰아칠 경우에는 인공섬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공섬의 모양도 깜끔한 사각형이 아닌 삼각형인 것은 사각형의 경우 대각선이나 여러 방향의 파도에 휩쓸리기 때문입니다. 삼각형은 예측할 수 없는 바다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 해양연구소는 이 섬들의 크기가 움직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모듈의 위치와 크기에 따른 흔들림의 세기, 파도를 받는 모듈이 충격을 흡수하는 정도, 안쪽 모듈일수록 흔들림이 덜한 이유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작은 섬들을 여러 겹으로 배치하면 중심부의 가장 큰 섬은 사람이 살기에 아주 적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 중심부에는 커다란 빌딩 같은 대규모 거주시설을 세우고, 외곽에는 파도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항구나 에너지 허브, 어류양식장을 건설한다는 복안입니다. 중심부로 갈 수록 인간의 주거지와 생활공간이 많이 들어서는 부유식 인공도시가 들어서는 것이지요.
?네덜란드는 대규모 부유식 인공섬 건설을 추진하기 전에 암스테르담 강변에 지속 가능한 수상가옥 단지를 조성하는 '깨끗한 배'라는 뜻을 가진 'Schoonschip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을 쌓은 적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로 조성된 수상가옥 단지는 태양광 패널, 열펌프, 에너지 저장 배터리,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일상생활에 쓰이는 에너지를 대부분 자급자족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한 수상가옥 단지의 규모를 넘어서는 실제 해상에 떠있는 대구모 도시건설을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한강에 떠있는 플로팅 형태의 건축물 '세빛섬' 같은 건물 수만 채가 바다 위에 떠서 도시를 형성한다고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면서 이곳저곳으로 이동하지는 않겠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가 해상에 떠있는 해상도시라는 점을 잊고 사는 날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도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더욱 더 발달한다면, 초호화 유람선처럼 대양을 관광하며 옮겨다니는 대도시가 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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