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리딩뱅크'를 수성한 신한금융그룹이 차기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레이스를 시작했다. 조용병 회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막판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롭게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 이사회 산하 회추위가 최근 회동을 갖고 차기 회장 후보 리스트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특이한 점은 이번 회추위가 '독립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 사무국에도 미리 알리지 않고 비공개 회의를 열면서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한데 신한금융측은 외부 입김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보고 있다.
회추위 소속 모 사외이사는 "지금 단계에서 특별하게 할 말은 없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신한금융측을 통해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도 "회추위와 관련해 과거에는 개최 후 논의 결과를 공개해왔지만 이번에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외부의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과정에 대한 최종 평가는 회추위가 책임지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추위는 모두 7명으로 이만우 위원장(고려대 교수)을 비롯해 신한금융 이사회 의장인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재일동포계로 꼽히는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 히라카와 유키 프리메르코리아 대표,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 증권 일본 대표, 그리고 지난 3월 새롭게 사외이사로 선임된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2014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 위원장과 박 전 부총재(2015년), 재일동포계 이사진은 그동안 조용병 회장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회추위를 바라보는 신한금융 안팎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변 고문과 성 교수에 맞춰지고 있다. 차기 회장 선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변 고문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역임 당시 외환은행 매각을 소신 있게 추진했다가 수년간 법정 다툼 끝에 무죄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강한 소신을 꺾지 않았던 금융당국 내 파워엘리트 출신이다. 성 교수는 대한국제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국제법 전문가로,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사회 시민회의 운영위원 활동을 한 이력이 있다.
신한금융은 조 회장 외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등 내부 5명을 회장 후보군으로 관리해왔다. 전직 CEO인 위성호 전 은행장과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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