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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마법③] 설립자 월트 유산 구현한 로버트 아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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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CEO[이미지출처=로이터]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CEO[이미지출처=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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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조직의 가장 낮은 직급으로부터 최고의 결정이 나온다고 믿는다. 그가 2005년 디즈니 CEO로 취임한 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관료주의가 팽배한 기업 문화를 바꾸는 일이었다. 그의 전임이던 마이클 아이스너 CEO는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언킹의 흥행을 주도했으나 자기중심적이고 권위적인 경영 방식으로 지탄을 받고 물러났다.


아이거는 이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2006년 1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를 인수하면서 최고 결정권을 영화 제작자들에게 돌렸다. 이전까지는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에 관한 대부분의 결정을 경영진이 했는데, 팀 중심 전문가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협력하는 조직 문화로 바뀌었다. 이는 '직원이 스스로 업무에 몰입해야 고객에게도 놀랍고 멋진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는 설립자 월트 디즈니의 유산을 구현해낸 것이다.

아이거는 경영진과 아르바이트생의 의견을 동등하게 받아들였다. 디즈니랜드를 찾을 때면 안내원들에게도 작품이나 캐릭터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는지를 물었다. 그 덕에 탄생한 영화가 '도리를 찾아서'다. 2003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에서 조연이었던 도리의 그림을 한 직원이 책상에 붙여놓은 걸 보고서 작은 캐릭터라도 매력이 있다면 주인공으로 부각시켜도 되겠다는 판단을 내려 새로운 스토리를 창출해냈다.


아이거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경영전략은 '디테일'이다. 겨울왕국2의 경우 6년이라는 충분한 제작기간을 부여하고 정교한 영상미를 만들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작진들은 눈의 왕국을 생생하게 구현하기 위해 배경인 노르웨이에 가서 풍경과 문화를 탐사했고, 섬세한 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에도 공을 들였다. 주인공 엘사가 사는 얼음성을 짓는 장면에만 컴퓨터그래픽 전문가 50명이 투입됐다. 특히 눈 내리는 겨울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눈을 연구하는 박사로부터 서로 다른 눈송이 샘플 2000개를 받아 실험하기도 했다.


이 역시 월트 디즈니가 추구한 가치와 닮았다. 월트도 캐릭터 하나를 만들기 위해 그림 수천장을 그리고, 디즈니랜드를 찾는 모든 고객이 환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부품 하나까지 신경 썼다. 픽사에 이어 마블코믹스,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 아이거가 연달아 추진한 기업 인수합병도 설립자의 구상과 맞닿아있다. 월트는 1957년 쪽지에 그린 '디즈니 레시피'를 통해 연관된 캐릭터들이 여러 영화에서 협력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60여년이 흘러 타 흥행작의 캐릭터까지 품에 안으면서 마침내 그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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