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FDA 허가…내년 상반기 美 출시 목표
국내 기업이 독자개발한 신약 기술수출 않고 직접 허가 획득 처음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SK 바이오팜이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허가까지 독자적으로 개발한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기업이 기술 수출을 하지 않고 독자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SK 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가 FDA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으로 치료받는 환자 가운데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난치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됐다.
뇌전증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 상태에 있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지금까지 많은 뇌전증 치료제가 시판됐지만 뇌전증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여전히 발작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뇌전증 환자의 약 60%는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여전히 발작이 계속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내년 2분기 중 세노바메이트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까지 69억 달러(약 7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SK "판매·마케팅도 직접"=세노바메이트의 시판 승인은 국내 기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약을 기술 수출을 거치지 않고 직접 FDA에 낸 첫 사례라는 데 의의가 있다.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전 과정이 독자적으로 진행됐다. 세노바메이트의 임상 3상은 SK 바이오팜의 미국법인인 SK 라이프사이언스에서 진행했다. 생산은 SK 바이오텍이 맡게 되며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SK 라이프사이언스가 담당할 예정이다. SK 바이오팜 관계자는 "뇌전증이라는 질환 특성상 독자적으로 현지 마케팅이 가능하다"며 "2017년부터 현지 인력 채용 등을 통해 사전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SK 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신약이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연구, 임상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도약하게 됐다. 조정우 SK 바이오팜 대표는 "이번 승인은 SK 바이오팜이 중추신경계(CNS) 분야 질환에서 신약의 발굴, 개발, 상업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 SK 바이오팜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감격스러운 성과"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 'FDA 허가' 2종 보유= SK 바이오팜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FDA 승인을 받은 혁신 신약을 2종 보유하게 됐다. 회사 측은 앞서 지난 3월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의 시판 허가도 획득했다. 솔리암페톨은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으로는 최초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SK 측은 "1993년 신약 개발에 나선 이후 성공 여부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연구개발(R&D)에 주력해온 결실을 맺었다"고 자평했다. 이는 SK 가 신약 개발에 뛰어든 지 26년 만이자 세노바메이트 개발에 착수한 지 18년 만이다.
다만 솔리암페톨의 경우 세노바메이트와 달리 임상 1상 시험을 마친 후 수면장애 질환 글로벌 1위 제약사인 재즈파마슈티컬스에 기술 수출됐다. 이후 재즈가 임상 3상을 완료한 후 FDA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SK 바이오팜은 이외에도 희귀 신경계 질환, 집중력 장애, 조현병, 조울증, 파킨슨병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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