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룡'으로 향하는 라인·야후재팬, 대규모 스카우트戰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네이버 라인과 야후재팬의 전격적인 통합이 가뜩이나 심화된 '인공지능(AI) 인재난'에 기름을 끼얹었다. 라인-야후 통합조직의 지향점이 AI로 향하면서 대규모 스카우트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AI 인재 수요보다는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스카우트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도 커졌다. 그 여파로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기업의 AI 인재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과 야후재팬이 통합 이후 AI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파장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중심으로 만만찮게 전개되고 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국내 기업들이 AI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라인-야후재팬 통합은 이같은 수급 불균형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은 인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라인과 야후재팬은 AI 분야에 매년 1000억엔(약 1조7688억원)을 투입해 미국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중국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과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막대한 자금의 상당 부분은 AI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 영입에 사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라인-야후재팬이 사실상 대규모 AI 인재 영입을 예고하면서 국내 AI 스카우트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과 네이버 라인의 통합은 그 자체로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기 좋은 이벤트"라며 "두 기업이 막대한 투자를 하기로 한 만큼 AI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당장 네이버가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의 대주주라는 인연이 있는데다 상당한 수준의 AI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빅데이터 연구소장은 "소프트뱅크가 AI 기술에 상당히 투자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며 "이번 통합 과정에서 네이버의 AI 기술력 또는 개발자들이 투입될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연례 개발자회의 '데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을 기점으로 베트남(동남아시아), 프랑스(유럽)까지 잇는 'AI 연구 벨트' 구축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국내 기업들이 라인-야휴재팬과 AI 인재를 놓고 격전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달 내놓은 '인공지능 두뇌지수: 핵심인재 분석과 의미'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AI 분야 최상위 전문가 500명 중 한국은 7명에 불과하고, 일본은 1명에 그쳤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유망 SW분야의 미래일자리 전망'에서도 AI 분야 인력 부족(수요-공급)이 올해 1595명, 2020년 1902명, 2021년 2555명, 2022년 3132명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AI 인재 수급 불균형으로 스카우트 비용도 치솟고 있다. 최근 구글코리아 인재 채용 행사에 참석했던 업계 관계자는 "AI 관련 영업직무에 억대 연봉을 제시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국내 AI 인재 양성이 시급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AI 대학원 개설 등의 방식으로 공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규제를 푸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AI 인재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글로벌 AI 인재 전쟁'에서 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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