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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금융시장 흔드는 반정부 시위…칠레 페소화 가치 사상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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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지하철 요금 인상과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 등으로 불거진 중남미 일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현지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시위 여파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까지 취소한 칠레의 페소화 가치는 12일(현지시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시위가 대통령 퇴진으로 이어진 볼리비아 역시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등 정치적 리스크가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칠레 페소화 환율은 이날 달러당 783.82페소에 장을 마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페소화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800페소를 넘기면서 전날 종가 대비 5.2%까지 가치가 급락했다.

칠레에서는 지난달 18일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빈부격차 심화와 심각한 국가 채무, 높은 실업률 등으로 분노가 큰 상황에서 요금 인상안은 철회됐지만 시위는 격화하고 있다. 칠레 정부가 지하철 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한 이후 페소화 환율은 13% 가까이 올랐으며, 칠레 벤치마크인 IPSA지수도 같은 기간 12%가량 급락했다.


마리오 마르셀 칠레 중앙은행 총재는 페소화 가치 급락에도 칠레의 재정 상황은 "견고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칠레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6%에서 1.8~2.2%로 낮추는 등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이그나시오 브리오네스 칠레 재무부 장관은 환율 급등에 우려를 나타내며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시위대에 일상을 회복해 직장으로 돌아가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 내 학교와 기업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상점과 식당들도 나무 판자 등으로 입구를 막은 채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공공부문이 대규모 파업에 나선 가운데 트럭 운전자들과 시위대는 산티아고를 잇는 주요 고속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기도 했다.

중남미 금융시장 흔드는 반정부 시위…칠레 페소화 가치 사상 최저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달 20일 대선 이후 부정선거 의혹으로 시위가 격화한 볼리비아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다. 결국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집권 14년 만에 전격 사임 후 멕시코 망명길에 올랐지만 정치적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2028년 만기 볼리비아 국채 가격은 91.07센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대선 이후 6%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시장에 채권을 쏟아내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모랄레스 대통령의 퇴진에 따른 경제 개혁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당장은 권력 공백 상태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닌 아녜즈 차베스 상원의원 등이 대통령직 수행 의지를 드러냈지만 현재 부통령과 상ㆍ하원 의장까지 모두 사임한 상황이다. 특히 새 정부가 구성되더라도 전 정권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공공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불어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채권 가격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4년 GDP 대비 38%였던 볼리비아의 공공부채 규모는 올해 53%로 늘어났다.


여기에 아르헨티나, 페루, 온두라스 등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면서 중남미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확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라틴아메리카 신흥시장지수는 이날 2686.58을 기록해 이달 초 대비 5% 이상 급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을 비롯한 주요 증시가 1% 가까이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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