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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규제 샌드박스의 명과 암

최종수정 2019.11.01 12:00 기사입력 2019.11.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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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규제 샌드박스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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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일 기준 올해 규제 샌드박스 실적이 141건으로 목표치인 100건보다 41건 더 많다고 한다. 신청된 266건 중 141건이 승인 완료됐다. 구체적으로 금융 혁신 53건, 산업 융합 33건, ICT 융합 32건, 지역 혁신 23건 등이다. 양적인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규제 샌드박스란 어린이들이 모래 놀이터에서 자유롭게 노는 것처럼 기업들이 아무런 규제 없이 자유롭게 혁신적인 제품이나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유예하는 제도다. 규제를 걷어내기 위한 '규제 혁신 5법'에 따라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규제에 구애받지 않고 시장에 조기 출시될 수 있게 됐다.

규제 샌드박스는 3가지가 가능하다. 첫째, 기업들이 신기술ㆍ서비스에 대한 법령 적용 여부 또는 허가 등의 필요 여부를 문의하면 30일 이내 확인해주는 신속처리제도가 있다. 정부가 30일 이내 회신하지 않은 경우 관련 규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돼 해당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둘째, 신기술ㆍ서비스가 규제로 사업 시행이 불가능한 경우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실험ㆍ검증을 임시로 허용하는 실증규제특례제도가 있다. 셋째, 신기술ㆍ서비스에 대한 근거 법령이 없거나 명확하지 않은 경우 신속한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임시로 허가해주는 제도다. 기업이 신청하면 정부는 규제 특례 부여 여부를 심사하는 부처별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이 제도의 성공 여부는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참고로 정보통신융합법의 경우 최근에 일부 조항이 개정되고 추가됐으나 2013년 8월 만들어진 이래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했다. 기업이 임시로 신기술ㆍ서비스를 상품으로 출시하는 경우, 임시 허가 기간이 2년이고 1회에 한해 연장이 가능해 최대 4년이다. 이 기간에 정부는 기존 법률의 관련 규제가 정비되도록 노력한다고 돼 있다. 그 사이에 정부가 해당 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4년 후 그 기업은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블루투스 전자저울업체 그린스케일은 2015년 10월12일 임시 허가 1호 기업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신기술 개발의 성공적 사례라며 대대적인 홍보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린스케일은 임시 허가 만료일인 2017년 10월11일까지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이 회사의 대표는 "사업을 재개할 생각은 없고, 공무원들의 소극적 행정에 넌덜머리만 난다"고 했다.

오토바이 배달통 좌, 우, 뒤 3개면 디지털 광고 사업이 실증특례가 됐는데 1년에 100개로 제한했다. 해당 업체 사장은 하루 190개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해 매우 난감한 입장이라고 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도 어디까지나 임시적일 뿐이다. 기업은 지속 가능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업무 자세가 요구되는데, 일부 들리는 얘기로는 공무원들이 사업화 승인에 따르는 부담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큰 카풀이나 타다 서비스 같은 경우 새로운 기술ㆍ서비스 도입에 따른 갈등 조정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해결할 수 없다. 규제 샌드박스는 4년 유예해줄 뿐이다. 그 사이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야기된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4차 산업혁명의 최대 걸림돌은 규제 문제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성공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공무원의 적극적인 자세와 정부의 강력한 의지라 하겠다.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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