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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자동차·비행기 다음 교통수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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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디자인 업체 '프리스트먼 구드사'가 디자인한 하이퍼루프의 모습. [사진=www.priestmangoode.com]

영국의 디자인 업체 '프리스트먼 구드사'가 디자인한 하이퍼루프의 모습. [사진=www.priestmangoo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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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비행기입니다. 눈부시게 빠른 과학기술의 발달로 미뤄보면 비행기를 능가하는 속도의 교통수단이 등장할 시기도 무르익은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뛰어넘을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하이퍼루프(Hyperloop)'를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하이퍼루프는 2013년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제5의 교통수단'으로 그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하이퍼루프는 '극초음속(hypersonic speed)'과 '루프(loop)'의 합성어로, 진공 상태의 튜브 속을 시속 1200㎞로 이동하는 초고속 캡슐차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진공상태로 만든 아진공튜브(0.001기압) 속을 캡슐차량이 레일 위를 떠있는 상태에서 최고 시속 1220㎞를 주파하면서 달리게 됩니다. 레일과의 마찰이 없고, 진공상태로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태양열 전기를 동력으로 친환경적인 여객 전용 캡슐에는 총 28명이 탈 수 있고, 2분 단위로 운행하는데 이론적으로는 30초마다 운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속 1200㎞로 달리는 하이퍼루프를 타면, 570㎞의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구간을 30분 만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872㎞인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구간은 50분이 소요되는데, 이 정도 거리면 기차로 11시간, 승용차로 9~10시간, 비행기로 1시간30분이 걸립니다. 우리나라의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습니다.

2016년 미국 네바다 사막에서 실시된 하이퍼루프 추진체 테스트에서 추진체는 1.1초만에 시속 186㎞에 도달했습니다. [사진=하이퍼루브원 홍보영상 캡처]

2016년 미국 네바다 사막에서 실시된 하이퍼루프 추진체 테스트에서 추진체는 1.1초만에 시속 186㎞에 도달했습니다. [사진=하이퍼루브원 홍보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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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미국 네바다 사막 한 가운데 설치된 1㎞ 구간을 달리는 추진체 공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고, 2017년 7월에는 진공상태에서 하이퍼루프 풀시스템 테스트를 극비리에 진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지난 2월에는 유럽 최초로 프랑스에서 하이퍼루프를 시험운행하기 위한 트랙을 완공했습니다.

하이퍼루프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관계사인 '하이퍼루프원'은 "미국 네바다 사막에 건설한 하이퍼루프 테스트 시설 '데브루프(DevLoop)'에서 실시한 풀시스템 테스트에서 자기부상 상태에서 5.3초 동안 70mph(약 113㎞/h)의 속도로 트랙 첫 번째 부분을 이동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1단계 실험에 성공한 하이퍼루프원은 250mph(약 403㎞/h)의 속도를 목표로 다음 단계 테스트를 준비 중이며, 차츰 속도를 올려가며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이퍼루프원은 올해까지 화물을, 2021년까지는 사람을 하이퍼루프로 수송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이퍼루프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입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속 1200㎞로 달려 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면 차비가 좀 비싸도 이용하려는 사람은 줄을 서지 않을까요? 하이퍼루프가 실제 튜브 속을 달리게 되면, 거리와 공간의 개념은 희미해지겠지요.


하이퍼루프의 다른 장점은 건설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입니다. 버스 정도의 크기로 승객 수도 작아 건설 규모가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이론처럼 30초마다 운행할 수 있다면 운행횟수도 많아져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탑승비용은 항공료보다 5배 이상 저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아이디어 공개 이후 많은 업체들이 하이퍼루프 개발에 도전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은 일론 머스크가 하이퍼루프를 발표하기 훨씬 이전인 2009년부터 기술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하이퍼튜브(HTX)'를 개발 중인데 2011년 모형 운송체의 튜브 주행 실험이 성공했고, 지난해 하이퍼루프의 핵심장치인 0.001기압 튜브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도 하이퍼루프를 미래 연구도전 과제로 선정하고, '유루프(U-Loop)' 모델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진공의 튜브 속을 총알보다 빠르게 쏘아질 하이프루프.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진공의 튜브 속을 총알보다 빠르게 쏘아질 하이프루프.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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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프루프원은 후내년이면 하이프루프에 사람이 타고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할 벽이 마냥 낮은 것만은 아닙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십㎞ 길이의 튜브 속 압력을 표준 대기압의 1000분의 1 이하로 유지하는 기술과 차량 부양기술, 가속기술, 정지기술, 내진기술, 에너지 효율화 기술, 승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기술 등이 개발돼야 합니다.


하이퍼루프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점들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밀폐된 튜브 안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탑승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중간에 세울 수 없어 도착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또 사고 발생시 대형참사로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튜브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경제성입니다. 2003년 초음속 제트기 콩코드가 고비용으로 퇴출당한 만큼 상업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의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일론 머스크의 주장처럼 항공료보다 5배 이상 싸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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