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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12월12일 조기총선…사실상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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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네번째 시도로 조기총선 지지 얻어
과반 확보 통해 연내 브렉시트 완수 기대
2017년 조기총선 참패 '헝의회' 재연 우려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하원의 조기총선 개최 표결을 앞두고 런던 다우닝가 10번가를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표결 승리를 위해 지난달 당론에 반한 투표를 했다는 이유로 출당시켰던 보수당 의원 21명 중 10명을 복귀시켰다. 오는 12월12일 조기총선 개최를 뼈대로 한 존슨 내각의 단축법안은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가결됐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하원의 조기총선 개최 표결을 앞두고 런던 다우닝가 10번가를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표결 승리를 위해 지난달 당론에 반한 투표를 했다는 이유로 출당시켰던 보수당 의원 21명 중 10명을 복귀시켰다. 오는 12월12일 조기총선 개최를 뼈대로 한 존슨 내각의 단축법안은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가결됐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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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3년 이상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영국 정치권이 결국 '12월12일 조기총선'을 택했다. 사실상 브렉시트 여부를 국민들에게 다시 묻는 '제2국민투표'가 될 것이란 평가다. 하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집권 보수당과 야권이 아예 '새판 짜기'에 나선 것이지만, 2017년처럼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재연되며 교착상태만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헝 의회'란 제1당의 의석 수가 과반에 못 미치는 상황을 뜻한다.


공영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진행된 표결에서 오는 12월12일 총선을 개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단축법안'을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앞서 1~3차 표결에서 모두 기권표를 던졌던 제1야당 노동당이 이날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네 번의 시도 끝에 조기총선 개최라는 목적을 이루게 됐다.

영국에서 12월에 총선이 치러지는 것은 1923년 이후 처음이다. 해당 법안은 이번 주 중 상원을 통과해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이후 의회는 5주간의 선거운동 기간을 위해 다음 주 해산한다. 존슨 총리는 "끝없는 의회의 방해에 직면한 상황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며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주자"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와 보수당은 이번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국정운영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연내 브렉시트를 완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보수당이 확보한 의결권 있는 의석은 288석으로, 연립정부를 구성 중인 민주연합당(DUPㆍ10석)을 포함해도 과반에 훨씬 못 미친다. 지난 7월 취임 후 브렉시트 관련 표결에서 줄줄이 무릎 꿇어야만 했던 존슨 총리로선 단독 과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끝낼 힘을 갖게 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노동당(247석)은 당초 2022년 예정됐던 총선을 앞당겨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야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날 조기총선 개최가 확정된 후 "진정한 변화, 국민들을 억압하는 기득권에 맞설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브렉시트 반대를 당론으로 한 자유민주당(18석)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ㆍ35석) 역시 EU 잔류파의 지지를 이끌어 내 의석수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이 우리 세대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브렉시트를 막을 정부를 선출할 가장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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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서는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승기를 잡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브리튼 일렉츠에 따르면 지난 27일을 기준으로 한 보수당의 지지율은 35.1%로 일주일 전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EU탈퇴협정 무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6월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반면 연초 30%선이었던 노동당 지지율은 25.4%로 급락했다. 강경파 존슨 총리의 취임 이후 오히려 브렉시트당 등으로 나뉘었던 EU탈퇴파의 집결이 확인되는 모습이다. 자유민주당은 18.1%, 브렉시트당은 11.3%였다. 소선구제인 영국에서는 야권 사이에서 표가 분열될 수록 집권 보수당에 유리한 상황이 된다.

하지만 존슨 총리의 조기총선 승부수가 집권당 참패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U와의 협상을 앞두고 있었던 2017년 4월, 메이 총리는 노동당을 20%포인트 웃도는 보수당의 지지율에 자신감을 표하며 조기총선을 치렀지만 결과는 과반의석 상실이었다. 이전까지 양당 정치가 자리 잡은 영국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을 얻지 못한 헝 의회는 1910년 이후 단 여섯 차례였다는 점에서 보수당의 충격은 컸다. 이는 결과적으로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과 분열을 부추기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브렉시트 시점이 내년 1월31일로 또 미뤄지며 이에 실망한 EU 탈퇴 지지자들이 보수당에 등 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총선은 보수당에도, 노동당에도 모두 도박"이라며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치 리스크는 더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일간 가디언은 브렉시트 교착상태에 지친 국민들의 피로감을 전하며 "이들은 조기총선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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